[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11월 3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지면서 밖으로 나가는 것이 꺼려진다. 괜히 밖으로 돌아다니다가 감기에 걸려 약을 달고 지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기 십상이다. 이럴 때는 따뜻한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책을 읽는 여유를 부리는 것도 좋을 듯싶다. 집 안에만 있다 보면 아무래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활동할 때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다. 이럴 때는 여러 장르 중에서도 특히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현실과는 조금 떨어져있지만 만약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하는 생각을 하는 재미가 가득한 SF소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작가의 이름만 들어도 벌써 기대되는 소설 3권을 소개해본다.
전 세계 3억 독자가 열광한 이야기의 제왕 스티븐 킹,
현대 정치, 사회, 대중문화를 창의적 상상력으로 아우른 최신작.
아르바이트로 대입 검정고시 준비반을 가르치는 서른다섯 살의 교사 제이크 에핑. 어느 날 그에게 동네 음식점의 주인이자 친구인 앨이 비밀스러운 제안을 한다. 자신의 가게 창고에 과거, 그것도 1958년의 어느 날로 이동하는 입구가 있는데, 그곳을 통해 과거 시간 여행을 해보라는 것이었다. 반신반의하며 그의 말대로 가게 창고에 들어간 그는, 정말로 과거를 여행하고 온다. 앨은 돌아온 제이크에게 본격적인 제안을 한다. 자신이 하려 했으나 불치병에 걸리는 바람에 해내지 못한 일, 바로 1963년 11월 22일 벌어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을 막는 일이다. 주저하는 제이크에게 세상이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제시한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 아주 작은 변화를 주는 것조차 운명의 거센 저항에 부딪치고, 시간 여행 터널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노숙자 옐로 카드맨은 알 수 없는 위협을 경고하는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최초로 본격 SF 미스터리에 도전한다. 이공계 출신답게 이미『용의자 X의 헌신』등을 통해 그 과학적 추론과 논리로서 미스터리 소설의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한 그가 선보이는 신작 『패러독스 13』은 블랙홀과 초끈 이론, 병행 우주 등 첨단 현대 물리학 이론에 문학적 상상력을 접목해 거대한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서사로 한 편의 SF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소설은 SF 미스터리라는 설정 외에도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인간들이 직면하게 되는 선택의 문제를 다룸으로써 우리가 믿는 ‘정의’와 ‘선악’이 과연 절대적인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잿빛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소설은 극한의 상황에서 인간에게 요구되는 도덕이란 과연 무엇인가, 기존의 보편적인 도덕률은 완전히 빛을 잃고 마는 것인가, 등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통해 해답을 찾으려고 시도하면서 한 편의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를 엮어낸다.
베스트셀러 『잃어버린 것들의 책』과 ‘찰리 파커 시리즈’로 국내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작가 존 코널리의 코믹 판타지 『더 게이트』가 출간되었다. 이번 책에서는 이론물리학과 지옥을 능청스럽게 연결하고 블랙유머와 풍자를 가미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였다. 할로윈을 앞두고 이웃집 지하실에서 지옥문이 열리면서 열한 살 소년이 아마겟돈을 막고 결과적으로 인류와 지구, 우주를 구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책은 전 연령의 독자를 아우르며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빅뱅으로 우주가 형성될 때 지옥도 같이 탄생했고, 입자 충돌기의 우연한 결과로 차원 사이에 틈이 생긴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더 게이트』는 과학과 종교라는 전혀 다른 영역을 하나로 뭉뚱그린다. 여기에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내세워 주의를 끌고,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시종일관 폭소를 자아낸다. 웜홀, 평행우주, 아마겟돈 등 일상과는 다소 거리감 있는 소재가 등장하지만 『더 게이트』는 한 소년의 성장담이기도 하다. 사연 있는 가족사에도 불구하고 모험 과정에서 한층 더 성숙해지는 주인공 새뮤얼을 통해 잔잔한 감동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슬기 기자 sg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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