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시련과 아픔의 시간을 한 번씩은 겪게된다. 저마다 사연도 다르고 고통의 무게 또한 천차만별이지만 당사자에게는 그 누구보다 힘든 경험이다.
삶이 때로는 마음먹은대로 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 괴롭고 후회로 가득할 때도 많다. 이럴 때면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되돌아 보기도 하고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가끔 포기라는 단어로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다시금 용기를 내어 일어선다. 나를 찾아가고, 주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 3권을 소개한다.
작가는 26세의 젊은 나이에 인생의 모든 것을 잃었다. 어릴적 아버지의 학대에서 가까스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 기쁨도 잠시, 처절하게 가난했지만 꿈과 행복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준 엄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렇게 천천히 어둡고 어두운 절망과 방황이 찾아왔고, 남은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사랑했던 남편과도 헤어졌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미래에 그녀는 끝도 없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고, 마침내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홀로 걷기로 마음 먹는다. 가녀린 등에 배낭을 지고 9개의 산맥과 사막, 황무지, 인디언 부족의 땅으로 이루어진 그 곳을 향해 걷는다.
우리 내면에 숨겨진 거칠고 무자비한 진실과 삶의 찬란한 상처들을 겁없이 내보이면서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저자의 논픽션은 감동 그 자체다.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누구도 엄두조차 낼 수 없었던 길을 걸었던 저자의 경험 그대로를 보여줌으로써 우리 자신의 내면을 고찰하게 한다.
외면하고 싶고 애써 피하고 싶은 삶의 진실 앞에 우리를 서게 하고 우리들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걷게 디딤돌이 되어준다. 인생의 많은 것들에 지치고 힘들었다면, 모든 것을 걸고 한 번 그 길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살아줘서 고마워요'는 상처의 폐허에서 희망의 꽃을 피워낸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 사랑이 지니는 절절하고도 위대한 힘을 보여주는 휴먼에세이다. 우리 이웃들의 소박하지만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는 다큐를 통해 사랑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며 ‘사랑PD’라는 별칭을 얻은 유해진 PD는 '휴먼다큐 사랑' 'MBC스페셜' '김혜수의 W' 등을 16년간 연출하며 만났던 진실된 사랑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평범하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나서 인연을 맺고, 그 속에서 우리 삶의 참된 가치를 찾아가는 유해진 피디의 모습은 메마른 마음으로 쓸쓸히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깊고 강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그 어떤 고난과 역경에서도 살아냄을 멈추지 않는 많은 이들의 이지와 끈기는 무기력에 빠진 사회에 오아시스 같은 희망을 전달할 것이다. 믿기 힘들 만큼 끈끈한 가족애, 불편할 만큼 지고지순한 사랑, 보는 이를 부끄럽게 만드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의지와 희망 앞에서 울고 웃으며, 반성하고 성찰했던 몇 년간의 기록. 이 책은 오랜 시간 현장에서 활동한 산증인인 유해진 피디, 오직 그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명사이자 인생 선배들이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 한 가지를 고백한 책이다. 박경철, 엄홍길, 안성기, 조영남, 김홍신, 조수미, 김창완 등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이들의 이름을 보면, 얼핏 후회라는 단어가 이들의 사전에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하지만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인생을 돌아볼 줄 알기 때문에 후회하는 것이다.
문학, 음악, 연기, 연구, 정치 등 저자들이 활약한 분야가 다양한 만큼, 이들이 인생에서 후회하는 한 가지 역시 다양하다. 가난하던 젊은 날 아픈 친구에게 사주지 못했던 보신탕 한 그릇(전무송, 「보신탕 한 그릇」), 의대생 시절 몸이 안 좋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과로 탓으로 넘겼던 일(박경철, 「아버지의 건강검진」), 피아노도 못 치면서 촬영했던 영화 「피아노 치는 대통령」(안성기, 「악기 하나 다룰 줄 알았더라면」), 아내와 아이를 저버리고 가정을 박차고 나온 일(조영남, 「이혼」)까지, 때로는 웃음을 지어내는 해프닝이 있고, 때로는 가슴을 저리게 만드는 슬픈 기억도 있다. 이런 50가지의 각기 다른 후회에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가슴에 남아 있는 후회라는 것이다. 사랑하지 않은 인생, 기억하지 못하는 날들엔 후회 또한 남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은 독자들은 자신이 지나온 길 또한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박종서 기자 j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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