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미국 대선후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은 걷어졌지만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바닥이다 싶은데 더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되면서 일부 종목들은 실적발표까지 맞물리면서 낙폭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절벽 가능성을 50% 이하로 보는데 미국인들은 재정절벽 가능성을 50%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이에 맞춰 연초부터 기업들도 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미리 대비하는 위험은 닥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게 마련이다. 재정절벽보다 재정비탈 정도로 끝날 것이란 의견에 무게를 싣는다면 지금 약세장 분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재정절벽의 연내 타결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1993년 클린턴 정부 시절의 재정건전안 사례를 감안하면, 타결이 지연될수록 센티멘탈 지표를 중심으로 경제지표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단기적인 부담이다. 반대로 타결 이후의 회복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재정개혁으로 경제주체들의 재정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 경기 모멘텀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특히 실물 부문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이 클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최근 소비심리의 개선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소비시즌의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올해 전망치가 과거 2년의 전망에 비해 높다는 점은 마음에 걸린다. 지난 2년과 같은 서프라이즈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그래도 재정절벽 이슈로 인해 일부 경제지표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정부분 완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KOSPI가 닷새 만에 상승반전에 성공하며 1,890선을 회복했다. 미국 증시의 약세와 외국인의 5거래일 연속 매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뒷받침된 결과다. 그러나 11월 13일의 장대음봉과 120일선 회복에 대한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재정절벽 이슈와 그리스를 둘러싼 유럽발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적 부담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다만, 외국인의 매물압력 속에서도 딥밸류(Deep Value)구간인 1880선에서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며 하방경직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지수는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지만 업종별로는 실적과 수급에 따라 차별화 장세를 보이고 있다. 음식료, 섬유의복, 의약품, 전기전자, 통신업종이 상대적 강세를 보이며 선도주 부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화학, 철강금속, 기계, 운수장비, 건설, 운수창고 등 9개 업종지수는 주요 이동평균선을 모두 하향이탈하며 약세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도업종의 경우, 가격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인데 선도주 부상을 위해서는 주가 과열은 통과의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기전자, 통신업종은 매수 1순위 종목군이다. 음식료, 섬유의복, 의약품업종은 저점매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그리스 문제는 해소국면에 진입했다. 남은 변수는 미국 재정절벽 문제다. 미국인들은 재정절벽 가능성을 50% 이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재정 절벽시 미국인들 지갑은 4% 얇아진다. 기업들도 이미 연초부터 이에 대비하고 있다.
반면 주요 기관들은 재정절벽 가능성을 50% 이하로 낮게 보고 있다. 신용평가사나 주요 IB들은 미국 의회의 세입안 합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들은 재정절벽보다 재정비탈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재정절벽이 기우에 그치면 가계와 기업들의 소비,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 가계와 기업들이 재정절벽에 대해 크게 우려했던 만큼, 재정절벽이 사라진다면 이연된 소비와 투자에 대한 소급 효과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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