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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추모식, 1부는 삼성·2부는 CJ가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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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별 사안에 달린 것" 해명 불구, 감정의 골 깊어져 해석 분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고 호암 이병철 삼성 선대 회장의 상속 재산을 놓고 소송중인 삼성과 CJ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추모식에서도 시간을 달리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소송으로 인해 껄끄러운 관계가 된 양쪽이 추모식에서도 서로를 피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이병철 선대 회장의 기일인 19일 용인 선영에서 열릴 예정인 추모식에서 삼성 일가가 오전 11시부터 추모식을 마친뒤 CJ 일가가 오후에 참석하는 것으로 양쪽 그룹이 합의했다.

범 삼성 일가인 신세계와 한솔 일가의 추모식 참석 시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삼성이나 CJ 모두 신세계, 한솔이 언제 추모식에 참석하는지 관여치 않겠다는 입장을 내 놓고 있다.


호암 재단은 삼성, CJ, 새한, 한솔, 신세계 등 호암의 자손들이 일군 5개 그룹이 기금을 공동 출연해 1997년 설립했다. 이후 매년 11월 19일을 전후해 이병철 회장의 추모식을 진행해왔다.

종전에도 삼성 일가와 CJ 일가가 시간을 나눠 추모식을 진행한 적은 있다. 신세계, 한솔 역시 별도 일정을 택해 추모식을 진행한 적이 더러 있다. 지난 2007년과 2008년에는 이건희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추모식에 불참하기도 했다.


이같은 선례에도 불구하고 재계에선 삼성이 추모식을 놓고 CJ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견해를 내 놓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이 일방적으로 CJ의 오전 추모식 참석에 불편함을 표시하며 오후에 추모식을 진행해달라고 통보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그만큼 소송으로 인해 감정이 골이 깊어진 셈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중인 상황에서)솔직히 불편한 점은 있지만 감정 싸움으로 인해 삼성과 CJ가 대면하기 싫어 추모식 시간을 나눴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각 그룹 사정에 따라 매년 진행해왔고 올해도 그런 상황으로 보면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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