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헌태의 좌충우돌 대선雜記]단일화 여론조사? 인기로 정치합니까

시계아이콘02분 10초 소요

모바일 국민참여는 그보다 더 못해 ··· 제3의 방식 찾기를


[김헌태의 좌충우돌 대선雜記]단일화 여론조사? 인기로 정치합니까
AD

문재인ㆍ안철수 두 후보의 단일화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여론조사'로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반대로 여론조사로만 단일화를 하는 것에 대한 반대도 만만치 않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듯이 대선에서 여론조사가 후보단일화 방법으로 처음 쓰인 것은 2002년 대선에서였다. 노무현, 정몽준 후보 양 측은 여론조사 문항 등을 둘러싸고 지루한 밀고, 당기기 협상과정을 거쳐 결국 후보등록 전날 단일화를 이뤄내기는 했다. 이 같은 단일화를 처음 접한 국민들은 큰 이의 없이 결과를 수용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여론조사로 대선후보를 정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은 만만치 않았다. 후보선출을 여론조사로 할 것이면 대통령도 여론조사로 뽑지 그러느냐는 비아냥거림이 터져 나왔다. 반대로 후보들 당사자 간의 정치적 선택이고 합의인 만큼 문제될 것은 없다는 반론도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문가적 시각에서 보았을 때도 여론조사 단일화는 잘못된 측면이 많다. 굳이 안될 것도 없지만 근본적으로 여론조사의 오남용이라 할 수 있으며, 한국 정치의 고질적 철학의 빈곤을 보여주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여론조사로 대선후보를 정하는 것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가 충분히 만들어졌느냐 하는 것이다. 공직후보는 단지 지지도가 높은 사람이 되는 것이 능사가 아니며, 누가 더 적합한지 또 그 사람이 왜 돼야 하는지 그 과정도 중요하다. 또 이러한 절차를 국민들이 충분히 공감했을 때 절차적 정당성이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은 표본을 통해 전체 모집단의 의견을 추정하는 여론조사는 필연적으로 표집(sampling error), 비표집(non-sampling error) 오차 모두가 생기므로 1%라도 이기면 이긴 것이라는 식의 승자결정 방식은 여론조사에 대한 잘못된 접근방식이며 그릇된 시각을 만들게 된다. 즉, 표본오차 등을 무시하고 여론조사 수치만으로 승패를 가르는 것은 과학적 조사방법론에 코미디 프로그램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복불복'적 요소를 결합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또 다른 문제는 최근에 더욱 심각해진 것인데 바로 전화로 하는 여론조사의 신뢰성 문제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인터넷 전화, 전화가 없는 가구를 포함해 전화번호부 비등재 가구의 비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고 추정된다. 이는 '대표성을 장점으로 하는 확률 표본조사는 반드시 모집단의 명부가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인 통계적 가정을 충족시키지 못함을 의미한다. 조사기관들은 전화번호를 임의로 조합, 생성하는 RDD(Randon Digit Dialing) 방식이나 휴대폰 조사 방식 등으로 이를 보완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미봉책에 가까우며 '정확하고 동등한((likely & equally)' 확률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한마디로 지금 한국의 '전화' 여론조사 결과는 신뢰하기가 어려우며, 이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고민마저 필요한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지적되는 상황에서 야권 대통령 후보를 여론조사로 선정하겠다는 발상은 여기저기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 추가적 문제점을 짚자면 단일화 당사자들이 여론조사를 의뢰하는 과정에서 조사기관의 정치적 성향을 판단하는 문제이다. 그것은 애초부터 정치적 편향성이 있어서는 안되는 조사기관들에 대한 정치권의 폭력이나 다를 바가 없다. 사실 그러한 경우 조사업계 스스로 성향을 기초로 한 조사기관 선택과 배제를 수용하면 안되며, 2002년 때처럼 주요 조사기관들이 조사의뢰를 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여론조사 단일화에 대한 비판이 민주당이 주장하는 모바일 국민참여 방식에 대한 지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휴대폰으로 일반 국민이 경선에 참여하는 방식은 명분은 좋지만 이미 현실적으로 '조작경선'의 시비를 차단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실제 인위적 조작에 대한 취약성의 측면에서 보면 여론조사보다 못한 것이 모바일 방식이다.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이왕 시간이 지났으니 문제가 있어도 그냥 여론조사로 하자는 '배째라'식의 단일화 방식 결정은 잘못된 것이다. 단일화 방식은 대선과정에서 국민 모두가 지켜보는 중대한 절차이다. 따라서 '당사자끼리 합의하니 간섭 말라'는 태도도 올바른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결과 우선주의에 함몰돼 과정의 정당성은 도외시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게 된다. 야권으로서도 국민들로부터, 또 지지층으로부터 단일화 과정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이 좋다. 그렇지 못한 경우, 박빙이 예상되는 본선에서 표이탈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야권은 어렵더라도 돌아가야 하는 시점이다. 머리를 맞대고 앉아 '제3의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좋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공론조사 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여론조사 단일화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며, 구정치의 색채가 강하다. '새정치'를 내세운 야권이 선택할 단일화 방식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김헌태 정치평론가ㆍ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