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경기불황에는 복고가 유행?'
삶이 팍팍하고 어려워질수록 익숙한 것에 심리적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최근 많은 30대들이 영화 ‘건축학개론’과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등을 통해 첫사랑과 옛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외식업계도 최근 ‘복고’ 열풍이 거세다. 얼마 전까지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의 브랜드들이 인기를 끌었다면 최근에는 주 소비층인 30~40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인테리어부터 음악, 메뉴명까지 복고 콘셉트를 살린 외식 매장들이 주목받고 있다.
30년 전 대구에서 유래된 서민음식 막창을 옛 느낌 그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70~80년대 배경을 그대로 매장 인테리어로 녹여낸 막창 전문점 인생막창의 경우, 매장에는 70~80년대 추억의 영화 포스터, 흑백TV와 호롱불 등이 곳곳에 배치돼있어 30~40대의 추억을 자극하고 있다.
천연과일 숙성과 황토 숯, 마그네슘 불판으로 다른 막창 전문점들과의 차별점을 강조했으며 특히 생막창을 오븐에 초벌구이 하기 때문에 담백한 맛과 쫄깃한 육질을 잘 살려준다.
인생막창 관계자는 “매장 곳곳에 추억의 소품들이 비치되어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인테리어 덕에 매장을 찾는 단골 손님도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옛날 잔칫집 풍경을 식당에 그대로 담아낸 생고기 전문점도 눈에 띈다.
국내산 돼지 생고기 전문 프랜차이즈 종로상회는 어릴적 시골 잔칫날 솥뚜껑에 투박하게 썰어 구워먹던 돼지고기처럼 그 시절 고기 느낌을 그대로 살려냈으며 옛날 오르간, 간판 등을 곳곳에 배치해 70년대 마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모든 돼지고기를 위탁농장에서부터 철저히 관리해 직영물류 생산을 거쳐 가장 싱싱한 생고기를 공급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기는 주문 시 바로 썰어 제공하며 매장 한 켠에 ‘효자동 정육점’이라는 코너를 마련해 모든 고객들이 고기 써는 모습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서민들의 소주 한 잔을 책임지던 포장마차도 이제 옛 멋을 살려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정통포장마차 브랜드인 칠성포차는 복고풍 포스터와 곳곳에 배치한 사진으로 입체적인 멋을 살려 70년대 거리의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메뉴판도 낡은 종이 위에 직접 적은 듯한 느낌을 주며 추억의 쥐포 튀김, 옛날 즉석떡볶이 등 그 시절 즐겼던 메뉴도 준비돼있다. 특히 '마약찜닭'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이 곳의 주력메뉴.
30대들이 초등학교 앞에서 즐겨먹던 그 시절 떡볶이 맛을 재현한 곳도 있다.
떡볶이 전문점 국대떡볶이는 어릴 적 학교 앞 떡볶이 집에서 먹던 그 맛을 살리기 위해 밀가루 떡을 사용한 떡볶이를 고수하고 있다. 매장 내부에는 옛날 공중전화, 표준전과 등 옛 추억의 소품과 함께 현대적인 조명을 사용해 중고생들도 낯설지 않도록 했다.
특히 국대 떡볶이 일부 매장에는 옛날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던 책걸상을 배치해 매장을 찾는 고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으며 아이스케키, 옛날 팥빙수 등 다양한 메뉴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허창원 지엔푸드 팀장은 “경기가 불안해지고 옛 추억을 찾는 고객들이 늘면서 창업계도 옛 인테리어, 옛 음악 등을 살린 다양한 외식 매장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이들 브랜드는 복고 콘셉트를 살린 외적인 요소는 물론 재료의 신선도와 맛까지 충실해 예비 점주들은 물론 고객들에게도 환영 받고 있다”고 전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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