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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건보적용 사업 무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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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치료용 첩약(탕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려던 사업이 한의계 내부 문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9일 한의계에 따르면 첩약 건보적용 문제를 놓고 한의계 내부가 찬반으로 갈라져 합의를 보지 못함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사업 자체를 재검토할 뜻을 밝혔다.

앞선 지난달 25일 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치료용 첩약 보험급여 시범 사업'을 3년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1년에 2000억원씩 총 6000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사업이다.


이렇게 되면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첩약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는 지금의 절반 정도 비용으로 약을 복용할 수 있게 된다. 첩약의 주 소비층인 고령환자들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다소 여유가 생긴 건강보험 재정으로 한의계를 지원하려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일부 한의사들은 "약국에서 한약을 판매하는 약사도 사업에 참여하면 오히려 한의사의 면허권이 침해되고 국민 건강도 훼손된다"며 사업에 반대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최근 대한한의사협회 사무실을 점거하고 물리적 충돌을 일으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손건익 보건복지부 차관은 "한의계 내부에서 의견을 통일하지 못한다면 이 사업을 시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의계 내분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11일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복지부와 사업 시행을 논의한 현 집행부를 불신임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안건이 처리되면 한의사협회는 첩약 사업 무효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복지부는 한의계가 합의하지 않으면 시범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협회에 통보한 상태"라며 "큰 돈을 들여 한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려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한의계뿐 아니라 의료계도 이 사업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어 현실화까지는 장벽이 높다. 보장성 강화가 절실한 분야가 산재해 있음에도 첩약에 보험을 적용하는 건 우선순위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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