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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체육 강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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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지난달 2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축구경기를 보기 위해 김일성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보름여간 활동이 공개되지 않던 터라 북한 매체가 전한 김정은의 공개행보는 관심을 끌었다. 당시 소식을 전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선수와 감독, 심판을 불러 격려했고 올림픽 메달리스트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통신은 7일 김정은 부부가 경기장을 직접 찾아 사격과 배구경기를 관람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김정은은 공사중인 체육시설을 다녀가기도 했다. 북한 최고 지도자의 이 같은 '체육 챙기기' 행보는 최근 신설된 국가체육지도위원회(이하 체육위)의 위상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북한은 지난 4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체육위를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당시 채택된 결정서를 보면 "체육 대중화, 체육과학기술 발전, 체육인재양성, 체육사업 지원 등 전반적인 체육사업을 통일적으로 장악ㆍ지도하게 된다"고 돼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북한 내 2인자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체육위의 위원장을 맡았다는 점이다. 이밖에 부위원장으로 로두철 내각 부총리, 최부일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리영수 당 근로단체부장 등이 이름을 올렸으며 김기남 당비서 등 32명이 지도위원에 임명됐다.

특히 북한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9명 가운데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를 제외하곤 모두 체육위 지도위원에 포함됐다는 게 이례적이다. 당ㆍ정ㆍ군의 핵심실세들이 한데 모인 셈이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32명의 핵심파워엘리트로 구성됐는데 체육위는 그보다 더 많은 37명의 파워엘리트로 구성됐다"며 "만약 김정은이나 김경희가 정상적으로 업무를 볼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장성택은 체육위로 사실상 당중앙위원회 비서국의 업무를 관장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지도부가 이처럼 체육을 강조하는 건 처음은 아니다. 김정일의 지시로 1992년부터 매월 두번째 일요일을 체육의 날로 정했으며 김일성ㆍ김정일의 생일이 있는 4월과 2월에 각각 만경대상 체육경기대회, 백두산상 체육경기대회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평양 시내에 들어서고 있는 각종 최신 체육시설과 경기장 역시 북한이 국가 차원에서 체육을 강조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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