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사자 군단’이 2연패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의 대업을 이뤘다.
삼성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201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을 7-0 승리로 장식, 4승 2패로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한국 프로야구 최강팀으로 우뚝 섰다.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85년 전·후기 통합우승을 포함하면 통산 6번째다. 정규시즌의 상승세를 한 달여를 쉬고 맞은 가을야구에서 그대로 이어가며 정상을 수성했다. 삼성은 페넌트레이스에서 지난 시즌보다 1승 많은 80승 2무 51패를 기록, 2위 SK(71승 3무 59패)를 8.5경기차로 가볍게 따돌리고 1위에 올랐었다.
취임 첫 해 정상에 올랐던 류중일 감독은 1년 1일 만에 같은 감격을 누렸다. 지난 시즌 성과가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며 본격적인 ‘삼성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일찌감치 이를 예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5차전 승리를 확인하고 더그아웃을 방문, “작년까진 형님 얼굴이었는데 오늘 보니까 감독님의 얼굴”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승승장구의 원동력은 지난 시즌부터 선수단에 심은 소통과 믿음에 있다. 류 감독은 전형적인 그라운드의 ‘삼성맨’이다. 푸른 유니폼을 입고 선수, 코치, 감독의 계단을 차례로 밟았다. 올해로 25년째 삼성과 인연을 맺고 있다. 그 덕에 선수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류 감독 스스로 “선수들과 함께 많은 생활을 해온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할 정도. 올 시즌 복귀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한 이승엽은 “류 감독의 믿음이 뒷받침돼 편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매 경기 펼치는 ‘화끈한 야구’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시즌부터 코치진은 어떤 상황이 와도 타자들에게 적극적인 타격을 주문했다. 볼카운트 3볼에서도 다음 공을 그냥 지나치게 놔두지 않았다. 설사 아웃이 되더라도 류 감독은 채찍을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당근을 건네며 적극적인 자세를 칭찬했다. 경기를 패한 뒤에는 항상 “감독의 작전 탓”라며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선수를 탓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 속에는 배려도 숨어있었다. 삼성은 시즌 초반 부진을 거듭하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류 감독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부상자들에게 채근 없이 충분한 휴식을 제공했다. 가동할 수 있는 전력만으로 투타를 효과적으로 운영, 공백을 최소화했다. 그 덕에 선수들은 시즌 내내 밝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미소는 2012 프로야구의 끝에서도 사라질 줄을 몰랐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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