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국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Ohio 1만8750t)호가 해군 부산기지에 입항했다. 오하이오호는 잠수함 크기만 길이 170m, 너비 12.8m로 승조원 160명이 탑승하고 있다. 미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크다.
1981년 취역한 오하이오호는 핵미사일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적재했으나 2005년부터 2년동안 잠수함 개조작업을 통해 지금은 1600㎞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요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 154기를 탑재하고 있다. 또 특수전 대원을 태우고 수중침투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소형 쾌속 잠수정, 어뢰 등 첨단 무기도 갖추고 있다.
한국의 잠수함의 역사는 잠수함 최대보유국인 미국에 비해서는 아직 소규모이지만 세계 41개 잠수함 운용국 가운데 유일하게 지구둘레 74바퀴에 해당하는 160만마일(256만㎞)을 무사고 항해기록도 남겼다.
해군은 잠수함 운용 5년 만에 태평양을 단독 횡단했고, 1999년 서태평양훈련에선 209급 이천함이 단 한 발의 어뢰로 미 퇴역순양함인 1만1000t급 오클라호마시티를 격침시켜 세계를 놀라게도 했다. 현재 우리 해군은 209급과 214급(1800t급) 등 잠수함 1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 방산기업은 209급 다음버전인 214급 잠수함을 생산하고 있다. 214급(1800t) 잠수함은 현존하는 디젤 잠수함 중 가장 최신의 기술로 설계되고 최신 장비를 탑재한 최고의 잠수함이라 할 수 있다. 제작사인 하데베(HDW)는 독일해군의 도움을 받아 전세계우방국 잠수함의 특성을 모두 집합시킨 데이터를 기반으로 214급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산기업이 최초로 국내기술로 건조된 만들어낸 잠수함은 공식적으로 돌고래급이다. 돌고래급의 건조를 통해 국방과학연구소는 잠수함의 기본개념을 확실히 수립하게 해주고 차후에 개발될 한국형 수중무기체계 발전의 큰 원동력이 만들어냈다.
하지만 우리군의 잠수함 운용은 이전부터다. 이미 이탈리아가 제작한 코스모스급 특수작전용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었다. 1970년대 중반부터 비밀리에 운용되어 대북정찰 작전 등을 수행함은 물론, 장래 잠수함대에 주력이 될 핵심요원들을 양성했다.
1973년 설립된 해군의 UDU는 설립당시 부대정식명칭은 해군첩보부대 502기지로 신성기업 마산지사라고도 불렸다. 502기지부대의 부대원들은 비둘기요원으로 해군장병들이 무작위 착출됐다. 이들 중 신체검사와 체력검정 불합격자는 다시 부대로 보내지기도 했다.
이들이 1974년 도입한 무기는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코스모스급 특수작전용 잠수정이다. 해군의 공식적인 기록인 최초잠수함 돌고래급보다 이전인 셈이다. 코스모스 특수작전용잠수정은 10명 내외의 특수요원이 탑승해 정찰, 기뢰봉쇄 등의 특수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대형함정을 폭파할 수 있는 250Kg무게의 Big Charge 6개, 50kg무게의 Small Charge 10개, 일명 접시폭탄으로 불리는 Impact Mine을 싣고 다녔다.
이후 잠수함사업은 80년대 후반 장보고급-Ⅰ(209급)사업으로 발전했다. 이후 장보고급-∥(214급)사업으로 이어져 1번함은 2006년도에 손원일함, 2007년도에 정지함, 2008년에는 안중근함이 탄생했다. 앞으로 4번함과 6번함은 대우중공업, 5번함은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될 예정이다.
미국에 비해 부족한 점도 많다. 미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핵잠수함이다. 핵잠수함은 핵을 탑재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닌 고농축우라늄 U-235를 핵분열시켜 고온에 의한 증기를 발생시켜 에너지를 얻어 '핵잠수함'이라고 불린다. 핵 잠수함도 비상시를 대비해 디젤엔진을 탑재하고는 있다.
디젤잠수함과 핵잠수함의 가장 큰 차이는 이동속도와 장기간의 잠수능력이다. 핵잠수함은 시간당 평균 20~25노트(40km)로 이동해 지구 한바퀴를 40여일만에 돌 수 있다. 물론 40여일동안 물속에서 식품이나 연료의 보급을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디젤 잠수함의 사정은 다르다. 시속 6~7km(12km)로 이동해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만 140여일이 걸린다. 중간에 연료와 식품을 몇차례 공급도 받아야 한다. 그나마 우리 해군의 경우 AIP(공기불요추진체계)가 탑재된 214급 잠수함이 생산돼 수중 지속시간을 3~4일에서 2~3주로 늘렸다.
해군 문근식 잠수함국외사업실장(대령)이 한 일간지에 핵잠수함과 디젤엔진의 차이점에 대한 설명한 것을 보면 이해가 더 쉽다.
영국은 1982년 4월4일 8000해리 떨어진 포클랜드 해역에 원자력 잠수함 5척과 디젤 잠수함 1척을 기동전단에 배속시켜 출정시켰다. 하지만 원자력 잠수함은 10일만에 전쟁해역에 도착해 아르헨티나 순양함을 격침했지만 함께 출발한 오베론급 디젤잠수함은 5주후에야 도착했다. 원정작전에서는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한 셈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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