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자금 조달해도 위기 끝났다는 느낌 없을 것"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항구적인 유로존 구제금융펀드인 유럽안정기구(ESM)의 클라우스 레글링 대표는 구제금융을 받은 유럽 국가들이 2014년 말까지는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레글링 대표는 ESM 본부가 있는 룩셈부르크에서 가진 블룸버그 TV와 인터뷰에서 ESM 펀드는 신중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며 2년 안에 구제금융 국가들이 채권 시장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구제금융 국가들이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해져도 위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느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때에도 노동자들은 임금을 조정하고 연금을 삭감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글링은 ESM은 위기 국가들에 예방적 차원의 크레디트 라인(신용공여 한도)를 제공해줄 수 있으며 이는 또 전면적인 구제금융보다 2~3주 가량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레글링 특정 국가 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스페인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정 국가가 예방적 협약을 부탁한다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빨리 행동할 수 있다”며 “2차 (채권) 시장 개입이 이틀 만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2차 시장이란 국채 입찰이 이뤄지는 1차 발행 시장이 아니라 투자자들 사이에 거래가 이뤄지는 유통 시장을 의미한다.
ESM은 당초 계획보다 100일 가량 늦은 지난 8일 공식 출범했다. 2014년까지 유럽 국가들로부터 납입 자본 800억유로를 받아 최대 5000억유로 대출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우선적으로 11월 말까지 유럽 국가들로부터 320억유로를 납입 자본으로 받는다. 내년에 320억유로를 추가로 받고 2014년에 남은 160억유로의 납입 자본을 확보하게 된다.
레글링은 ESM이 출범 후 지금까지 등급이 높은 정부 국채와 국제 기관 채권에 약 40억유로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주로 유로 채권에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까지 적은 자금을 국채에 투자했을 뿐이라며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가 시장을 움직일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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