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외국인 채권 4조 '매도폭탄' 이유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4초

파생場이 현물場 좌우하는 왝더독 발생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이달 기준금리 인하 후 국채 시장에서 외국인 주도 하의 왝더독(Wag the dog)이 나타나고 있다. 왝더독은 파생 시장이 현물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현상을 가리킨다. 외국인은 국채 선물을 연이어 매도하며 현물 값 하락을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2월 만기 3년 국채선물을 지난 16일 이후 6거래일째 연일 순매도 하고 있다. 누적 순매도량은 4만1533계약으로 금액으로는 4조4024억원에 달한다. 특히 17, 18, 22일에는 하루에만 1만계약 이상 순매도를 기록했다.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은 가장 거래량이 많다.


같은 기간 국채 현물 값도 하락(금리 상승)했다. 16일 2.78%던 3년물 국채 금리는 23일 현재 2.82%로 4bp(1bp=0.01%포인트) 올랐다. 5년물은 2.85%에서 2.90%로, 10년물은 2.96%에서 3.02%가 됐다. 가장 상승폭이 컸던 것은 30년물로 2.97%에서 3.10%로 무려 13bp가 뛰었다.


증권가는 이달 기준금리 인하 후 당분간 채권시장이 보합권을 띨 것으로 전망되며 현물 시장이 선물 시장에 좌우되는 왝더독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는 기준금리 인하라는 요인이 있어 선물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채권 수석연구위원은 “국내 통화정책 이벤트가 마무리되며 선물에 따라 현물이 움직이는 왝더독이 나타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후 외국인의 선물 매매 추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이유”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 폭탄 배경을 두고는 환율 하락에 따른 환차익과 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이 꼽힌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100원에 근접할 정도로 하락했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는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주택착공과 건축허가, 신규주택 매매 등 지표를 보면 금융위기의 근원인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선물에 따르면 23일 기준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 물량은 8만245계약으로 추정된다. 앞으로도 순매도 행진이 이어질 여력이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이지현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외국인은 판단을 하면 강하게 장기간 같은 방향으로 매매하는 패턴을 보인다”며 “그들이 가격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유심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승종 기자 hanarum@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