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의 초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채권시장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달아오른 채권시장에 대한 거품 우려가 있고 금리기조가 바뀔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제로금리 정책이 장기화될수록 금리 상승시 투자자들이 입을 손실도 커진다고 경고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루덴셜의 마이클 콜린스 선임투자역은 "FRB의 양적완화 조치로 시중 유동성공급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투자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올해에만 1000억달러의 자금이 채권형펀드에 몰렸다. 반면 뉴욕 증시의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14% 상승했지만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은 가속화되고 있다.
금리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회사채 발행은 때 아닌 '붐'을 맞고 있다. "쌀 때 자금을 최대한 조달해 놓자"고 판단한 글로벌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채권발행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글로벌 회사채는 1조68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규모인 1조5000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수치로 사상 최대 규모다.
회사채로 돈이 몰리면서 회사채의 수익률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 기업들의 회사채 수익률 동향을 나타내는 바클레이스 인덱스는 지난주 말 2.66%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사채 발행은 봇물을 이루고 있지만 거품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취약한 펀더멘탈에 비해 회사채의 인기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경기회복 조짐이 가시화되고 물가불안 우려가 높아져 기준금리가 상승한다면 채권 시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핌코의 마크 키셀 선임 매니저는 "초저금리기조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추가 금리인하여력이 제한적인만큼 언제든지 금리인상이 가능하다"며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콜린스 선임투자역은 "당분간 극적인 기준금리 변화가 예상되지 않는데다 채권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하기 전까지 투자자들이 대규모로 돈을 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번 자금이탈이 시작되면 이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