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0.4% 등 2분기 연속 위축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긴축조치에 따른 세수부족으로 스페인이 올해 재정적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스페인 중앙은행이 경고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스페인 중앙은행인 스페인은행(BOS)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페인 경제가 3·4분기에 예상보다 덜 위축됐으나 세수감소로 올해 재정적자 목표를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스페인의 올해 재정적자 목표는 국내총생산(GDP)의 6.3%다. 지난해 재정적자는 GDP의 9.4%였으며 올해는 7.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페인 GDP는 3.4분기에 전분기대비 0.4% 줄어들어 2·4분기(-0.4%)와 같은 행보를 이어가 5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각각 -1.7%와 -1.3%였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연간 성장률은 스페인 정부 전망치와 같은 약 -1.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스페인 저축은행 연구기관인 스페인은행연구소(FUNCAS)의 마리아 예수스 페르난데스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스페인 정부의 3·4분기 성장률 예상치는 이달 말 발표된다.
스페인 경제가 2분기 연속 위축된 것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한 긴축조치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BOS는 “공공부문의 지출을 낮추려는 노력이 3.4분기에 경제에 순 위축 효과를 낳았다”면서 “소비와 정부의 투자도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앞날이다. 재정적자 목표를 맞추려면 성장을 통해 세수를 늘리거나 적자를 줄여야 한다. 그런데 긴축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끊이지 않아 스페인 정치권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조치를 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성장을 꾀하기도 쉽지 않다. 3·4분기에 민간소비가 반짝 증가했는데 이는 9월 부가가치세 인상에 앞서 물건을 미리 사둔 결과였다. 따라서 9월이후에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실업률이 25%에 이른 상황에서 빚을 줄일 능력이 없는 가계는 저축을 깨가며 근근히 버티고 있는 탓에 소비지출은 엄두도 못낸다.
게다가 중앙정부든 지방정부든 재정을 투입해 경제를 살리려고 해도 자금마련도 쉽지 않다.국채수익률이 5.62%로 높은 수준이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스페인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방정부인 안달루시아 등 5개 지방 정부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강등시켰다.
BNP파리바 은행의 리카르도 산토스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지출이 2·4분기보다 덜 떨어졌다는 것은 최악의 경기위축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긴축조치의 충격은 올해 말이나 내년초에 실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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