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특허' 아전인수격 해석 비판..."애플의 목적은 안드로이드 파괴" 지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이 삼성전자에 특허를 교환하면 로열티를 20% 할인해준다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윈도폰보다 안드로이드폰에 로열티를 높게 부과하고자 한 사실도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미국 언론조차 특허 소송 과정에서 드러나는 애플의 도 넘은 아전인수격 태도와 숨은 의도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법률 전문 매체 그록로우는 '애플의 라이센스 제안, 프랜드 요율 및 구글에 대한 공격과 관련해 의문을 남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애플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록로우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1대당 30달러, 태블릿 1대당 40달러의 로열티를 요구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요구한 로열티(스마트폰 1대당 6달러)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애플이 삼성전자에 크로스 라이센스(상호 특허 공유 계약)를 체결하면 로열티에서 20%의 할인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도 새롭게 확인됐다. 이밖에도 애플은 자사의 허가를 받은 운영체제(OS)는 40%, 자사의 허가를 받은 프로세서는 20%, 자사 제품과 유사하면 20%의 할인을 추가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록로우는 애플의 주장이 상당한 의문을 남긴다고 주장했다.
우선 애플이 스마트폰 1대당 요구하는 로열티가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이다. 애플은 현재 디자인 특허, 삼성전자는 통신 특허를 주장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통신 특허는 휴대폰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특허로 프랜드(FRAND) 조항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로열티가 더 낮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랜드는 표준특허의 경우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록로우는 "애플의 행동을 보면 애플은 자사의 터치스크린 특허 없이는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애플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결국 표준특허(삼성 특허)와 사실상의 표준특허(애플 특허)에 차이가 없다는 얘기 아니냐"고 지적했다. 자사의 특허는 30달러에 팔고 타사의 특허는 6달러에 사는 것도 비싸다고 주장하는 애플의 아전인수격 논리를 꼬집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애플은 삼성전자에 로열티를 20%를 할인해주겠다고 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애플의 특허 소송에는 숨은 의도도 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그록로우는 "애플의 제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윈도폰 1대당 9달러, 안드로이드폰 1대당 24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며 "애플의 제안은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를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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