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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피로감, 대선이슈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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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끌 이슈에만 우루루 몰려가는 '도랑'속의 정치

여론 피로감, 대선이슈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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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승미 기자, 김종일 기자]박근혜-문재인-안철수. 여야와 무소속. 남성과 여성, 초박빙의 지지율 혼전. 여기에 탈당않고 퇴임하는 최초의 현역 대통령까지. 이 정도 대진표와 구도라면 이번 대선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보다 더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가 돼야 한다.

그런데 대선을 두 달이나 남았는데 유권자들이 벌써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5년에 한번 열리는 국가 최대의 이벤트지만 새누리당-민주통합당이라는 간판을 달고 나간 박근혜-문재인 후보는 물론이고 간판없이 나서 열렬한 호응과 기대를 안았던 안철수 후보 모두 유권자의 눈을 잡아끌지 못하고 있다.


각 후보 캠프와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대선은 현재까지 행정수도 이전이나 대운하, 개헌 과 같은 대선정국을 주도할 거대 아젠다가 실종된 데다 세부적인 정책과 공약들이 경제민주화-복지의 바람에 휩쓸려 모두 한 곳으로 수렴되고 내용도 부실하다.

창조-공정-혁신이라는 각 후보의 경제비전은 공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 후보의 창조경제는 뜬금없고 문 후보의 공정경제는 재벌에는 불공정한 경제이고 안 후보의 혁신경제는 좋은 것만을 잘 모아놓았다는 것. 가장 먼저 대선후보가 된 박 후보는 과거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공약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호인 하우스푸어대책은 재정에만 기댔다는 지적이고 18일 내놓은 창조경제를 위한 대책은 내부에서조차 반신반의하고 있다.


문 후보의 가계부채 대책 중 이자율 25%상한제는 현실성이 떨어져 오히려 불법사금융 시장이 더 활개친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안 후보가 내건 계열분리 명령제에 대해서는 그 원조인 미국에서 현재 적용 제로이고 노무현 정부가 위헌소지로 폐기했던 내용이다.


더구나 5년뒤 10년뒤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고 정수장학회-NLL-단일화 등라는 '짜증나는 공방'만을 연출하고 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가뜩이나 정책없는 선거라고 이야기하고 국민들 보기도 딱 한데 이것 때문에 며칠, 심지어 몇 주를 낭비한다는 것에 대해 과연 온당한지에 대해서는 국회의원들이나 여야 정당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과거(정수장학회)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와 미래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바로 세우지 않고 어떻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냐"며 "새누리당과 일부 보수세력이 자신들의 잘못을 '미래'라는 말을 빌려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주장하는 형용모순 논리"라고 비판했다.


임 교수는 "시작이 잘못되면 끝도 잘못될 수밖에 없다"며 "박근혜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바로 잡고 뛰어넘어야 만이 국민들도 경제민주화나 복지국가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도 여전히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해서 입을 닫고 있다. 문-안 두 후보는 정권교체와 정치쇄신을 위해 대선에 나왔지만 단일화를 할지 말지를 두고 갑론을박하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안 후보 지지율이 정체인 건 분명하다"면서 "NLL 논란이 초반엔 박근혜 후보에게 역풍이 불다가 지금은 문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고 같은 야권인 안 후보에게도 동일하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단일화는 사실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란 얘기가 있는데 현재 그런 구도로 가고 있다"며 "야권단일화 해도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한결같이대한민국의 5년을 책임질 지도자를 뽑는 12월 대선이 계속 이렇게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저마다 과거와 단일화에 발목이 잡혀 국정비전과 철학,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과 리더십을 보여주지도 못한 채 선거가 이뤄지면 국가나 국민, 각 후보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승미 기자 askme@
김종일 기자 livew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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