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금융 불황속 몸집 불려···한국창의투자자문 인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수수료 경쟁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고객자산을 종합 관리해주는 토털서비스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이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업계 5위권의 투자자문사인 한국창의투자자문의 지분을 100% 전격 인수해 운용업 강화에 본격 나선 것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인수가 그간 성과가 부진했던 대신자산운용의 전면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대신저축은행 인수에 이어 은행·증권·운용간의 시너지를 꾀하는 이 회장의 전략적 행보 차원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의 이번 인수는 자산관리를 전면에 내세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발판 마련을 위해 추진됐다. 최근 증권업계 전반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 압박에 더해 지난해부터 심화된 유럽재정위기 여파로 거래량마저 급감하면서 대신증권의 주요 수입원인 위탁매매 수수료는 갈수록 줄어드는 형국이다. 이에 이 회장은 늘상 새먹거리 창출을 위한 수익다각화를 강조해왔다. 올해 대신저축은행의 지점을 신규 오픈해가며 영업을 강화하는 것도 이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운용업과 증권사와의 연계를 강화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여지도 많다. 이번 인수로 대신운용의 수장을 맡게 된 한국창의투자자문 서재형 대표에게도 운용성과 개선을 통한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특별히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업계 5위권의 투자자문사인 한국창의자문을 인수한 배경에는 스타 펀드매니저인 서 대표의 운용능력을 가져와 성과 부진으로 업계 최하위권을 기록, 침체에 빠진 대신운용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자는 의도가 짙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대신증권은 지난달 헤지펀드 자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본인가 신청 절차에 들어갔는데 헤지펀드 진출에도 시너지를 충분히 내겠다는 복안이다.
업계는 금융업계 여성 수장으로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내세운 이 회장의 결단력이 인수 성공의 배경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초 대신증권과 대신저축은행의 전국 지점을 일일이 방문해 영업현장 직원들과 스킨십을 넓히고 있는 행보는 이 회장의 추진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조직의 융화를 강조하는 리더십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대신운용은 오는 16일부터 실사작업을 진행한 뒤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인수금액은 3주간 실사를 거쳐 최종 확정하며, 80억원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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