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승미 기자] 대통령-총리의 권력분담을 놓고 문재인-안철수 후보측이 동상이몽에 빠졌다. 안 후보측이 문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책임총리제와 비슷한 권력분담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문 후보측은 적극 환영을, 안 후보측은 아직이라며 물러섰다.
정치권에 따르면 안 후보측은 대통령이 국가미래 비전과 통일,외교 등 외치를, 총리가 내치를 담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국가미래 비전을 설계하는 부서신설을 검토중이다. 이는 대통령의 권한을 총리에 상당부분 위임하는 책임총리제와 비슷한 얼개다.
문 후보캠프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안 후보측 구상에 대해 "좋은 일"이라고 평가하고 "사실이라면 완주론 가능성을 희석하고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가 또다시 총론에서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말했다. 문 후보캠프 우상호 공보단장은 책임총리제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단순히 현재 단일화를 목전에 둔 두 후보의 권력분점 때문이 아니라 기존에 대통령 중심제가 가져왔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며 "책임총리제 구현은 상당히 의미가 있는, 적어도 지금까지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문 후보측의 반색에 안 후보측은 한발 빼는 모습이다. 안후보캠프 유민영 대변인은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안으로 내놓을 만한 새롭게 정리된 내용은 없다"면서 "미래혁신의 내용을 담당하는 전담부서는 필요하지만 이를 책임총리제로 연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문 후보측 다른 관계자도 "(권력분담을) 단일화의 시초라고 보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도 총리 권한 강화를 이야기기 했듯이 분권형 대통령제는 전체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문-안 후보측의 혼선 속에서 새누리당은 개헌을 고리로 안 후보와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쇄신파인 김용태 의원은 CBS라디오에 나와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성사되면 박근혜 후보가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대통령과 중앙정부의 권력분산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고리로 안철수 후보와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 후보가 최근 밝힌 정치개혁 구상과 관련, "안철수 후보가 진심을 가진 대통령이 진심을 가지고 그런 일을 행하면 된다고 이야기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반드시 제도적,법적 절차가 뒷받침돼야 하고 그걸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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