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근원지인 유럽에 신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투자 안전처로 인식되며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미래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IMF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세계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가 매우 심각하게 취약하다며 유럽 재정위기 사태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MF는 지난 6개월간 세계시장의 금융 안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우려했다.
영국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번 보고서가 채무 위기 장기화 속에 유럽내 위기국에서 핵심국으로 자본이 급격히 이동하는 추세의 심각성을 우려했다. 자본이동으로 인해 유로존 금융시장의 '극심한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이다.
보고서는 위기 장기화와 은행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바젤3' 규정적용으로 연말까지 유럽 은행이 전체 자산의 7%가 넘는 모두 2조8000억 달러를 감축해야하는 상황이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이같은 대규모 자산 매각이 이뤄지면 유로존 성장이 더 위축되면서 역내 실업률이 2%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도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대규모 재정적자라는 '아킬레스건'을 가진 두 나라가 투자안전처 지위를 누리는데 안주하다 보면 더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IMF는 미국의 장기 금리가 경제 펀더멘털대로라면 지금보다 1%포인트는 높아야 정상이라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금융안정 보고서는 유로 위기 장기화로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자금이 안전 투자처인 미국과 일본으로 계속 흘러들어 감으로써 워싱턴과 도쿄정책 당국의 투자판단을 흐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10년 만기 미국과 일본의 국채 수익률이 각각 1.5%와 0.75%를 밑도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부내는 경고다.
세금감면시한 종료에 따른 자동 세금 인상과 재정지출 축소가 동시에 이뤄지는 재정절벽을 앞둔 상황에서 대선이 맞물리며 정치권은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IMF의 올리비에 블랑샤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IMF 연차 총회가 열리고 있는 일본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일본의) 채무 수준이 매우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면서 "진정 우리가 머무르고 싶지 않은 지대에 들어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주요 연금 운용사인 DIAM의 마스다 아키토시 채권 투자 책임자는 "일본 국채가 더는 안전한 투자 상품이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자금이 이탈해야 맞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지난 몇년간의 과거에서 얻은 교훈은 위기가 닦치기 전에 문제를 수정하는 것"이라며 유럽과 미국 일본 정책당국의 신속한 조치를 강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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