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웅진쇼크 차단나섰다

금융위, 은행·보험 등 피해 조사키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동부화재 98억원, 정책금융공사 800억원….'

금융위원회가 웅진 관련 금융 파장을 파악하기 위해 시중은행을 비롯한 전금융기관에 대한 시뮬레이션 작업에 착수했다. 시뮬레이션은 금감원의 웅진 관련 실태 파악과는 별개로, 웅진 후폭풍이 금융에 미칠 파장을 조사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위 관계자는 8일 "웅진이 금융권에 미치는 파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위해 시뮬레이션 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면서 "업권별이 아닌 개별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필요하다면 건전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증자 등의 조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의 이 같은 결정은 웅진그룹 후폭풍이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채권단은 최근 회의를 갖고 웅진에 계열사 추가 매각을 통해 자구안을 확보할 것에 의견을 모았다.

시뮬레이션은 계열사 매각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나온 안(案)이다. 채권단은 매각이 진행중인 웅진코웨이 외에 다른 계열사를 추가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책금융공사는 웅진폴리실리콘에 800억원의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금융공사는 "시설투자자금으로 대출해준 것"이라면서 "담보가 설정돼 있는 만큼 회수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보험업계에서는 약 200억원이 물렸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각각 1곳이 연관돼 있는데 손보사에서는 동부화재가 웅진홀딩스에 98억원을 빌려줬다. 동부화재는 "무담보로 대출해 돌려받기 힘들 것으로 판단, 이미 손실처리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감독원은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이달부터 시중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도 실시할 방침이다.종합검사는 웅진 사태 이전에 계획된 것이지만 최근 상황을 고려해 초점이 다소 달라진다. 금감원은 이와함께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동양증권 등 웅진의 CP(기업어음)를 발행한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발행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는 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갔다.

채권단의 웅진관련 신용공여 규모는 우리은행이 4880억원으로 가장 많으며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이 3177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과 산업은행은 각각 3082억원과 2057억원에 달했고 현대스위스 등 상호저축은행의 경우 1338억원을 대출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