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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배째라' 사회···금융 떼법 극성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1초

"금융기관이 대신 갚아라"소비자들의 모럴해저드 극성
집단대출 연체율 사상최대 수준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금융소비자들의 모럴해저드(moral hazard, 도덕적 해이)가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등의 자산가치 하락이 이어지면서 금융기관에서 빌린 대출금 상환을 차일피일 미루거나 이를 대출해준 금융기관에서 보전해달라는 식의 '떼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치권이 연말 대선을 앞두고 '하우스 푸어'대책 등 각종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이같은 모럴 해저드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집단대출 연체율은 1.7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단대출액은 102조3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000억원 가량 줄었지만 연체액이 제자리를 걸으면서 그 비율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고스란히 가계대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가계대출액은 총 455조4000억원으로 전월말 대비 7000억원 늘었으며 연체율 역시 0.93%를 기록, 1%선에 근접했다.

집단대출 연체를 야기한 소송 건수 역시 올해 2분기 들어 더욱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난 4월 말 27건이었던 집단대출소송 진행건수는 지난달 말 40여 건으로 늘었다. 불과 3개월 만에 10여 건 이상이 증가한 것이다.


양현근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집단대출 소송은 금융의 대표적인 모럴해저드"라면서 "집단대출 제외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상승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차주(借主)의 모럴해저드는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서민대출상품에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새희망홀씨 대출상품의 연체율이 올 상반기 처음으로 2%를 넘어섰다. 특히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제2금융권에서 판매되는 햇살론 연체율은 8% 이상으로 늘었다.


금융권 모럴해저드가 정치논리에 의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특히 연말 대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권발 선심성 정책이 쏟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최근 새누리당은 하우스푸어 주택을 매입하는데 정부 재정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부채를 갚아야 하는 하우스푸어 입장에서는 자칫 '정부가 빚을 대신 갚아줄 수도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되는데 금융시장이 정치논리에 좌우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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