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웅진코웨이 매각 발표 후 지난 8개월간 웅진그룹 주요 계열사 시가총액 1조6000억원가량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관리 여파로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웅진홀딩스 주가는 지난 2월6일 웅진코웨이 매각 발표 후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42.95% 하락했다. 매각대상인 웅진코웨이는 같은 기간 22.93% 빠졌다. 다른 계열사인 웅진케미칼, 웅진씽크빅, 웅진에너지 등은 하락 폭이 더 크다. 각각 51.53%, 60%, 69.21%나 곤두박질쳤다.
자연스레 시가총액도 급감했다. 가장 타격을 본 건 웅진코웨이다. 이 회사 시가총액은 매각 발표 날 3조882억원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2조3715억원으로 7167억원가량 감소했다. 이어 웅진에너지 2963억원, 웅진케미칼 2598억원, 웅진씽크빅 2340억원, 웅진홀딩스 1634억원 순으로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모두 합치면 1조6702억원에 달한다.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이 1조2000억원이니 이미 그보다 더 큰 자금이 그룹에서 사라진 셈이다.
웅진은 최후의 수단으로 지난달 26일 극동건설과 웅진홀딩스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했지만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 법정관리 신청 전 여러 정황을 근거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등에게 '도덕적 해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지난 8개월 동안 추진해온 코웨이 매각도 중단됐다.
웅진과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매각 과정에서도 설익은 태도를 보여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 콩가그룹 등과의 소문이 난무했지만 웅진 측과 골드만삭스는 입을 굳게 닫은 채 막판 주판알 튕기기에만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그룹이 법정관리로 들어가며 향후 전망은 부정적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정 절차 과정에서 웅진코웨이 매각 여부와 소유 기간 등의 불확실성 변수들이 산재한 상황에서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이라며 "매각 진행이 지연됨에 따라 수처리, 국내외 화장품 사업 등 신규 사업에 대한 전략 또한 구체적이지 못해 당분간 주가 모멘텀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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