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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심 '더이상 새누리당 표밭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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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민심 '더이상 새누리당 표밭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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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대선을 81일 앞두고 부산의 추석 민심이 주목받고 있다. 추석 연휴 시작일인 29일 부산 시민들을 만나보니 부산에 더이상 맹목적인 '새누리당 사랑'은 없었다. 시민들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추석 밥상에 올려놓고 '누가 대통령감인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아이 셋과 함께 집 근처에서 산책을 하던 직장인 윤해진(남·41·동래구)씨는 "주위를 보면 직장에 다니는 30, 40대들은 문 후보를 많이 지지하고 대학생 등 젊은이들은 안 후보를 좋아한다"며 "박 후보는 50대 이상 유권자들이 인물보다는 당을 보고 지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이모(여·24·금정구)씨는 "박 후보에 대해서는 그의 보수적인 색채 때문에 거부감이 있고 현재로서는 안 후보에게 호감이 간다"며 "기성세대는 비(非)정치인인 안 후보보다는 정당의 지원을 받는 박·문 후보를 선호하는 것 같더라"고 귀띔했다.

지난 28일 한국지방신문협회·케이엠조사연구소(주)가 발표한 여론조사(21~25일 전국 성인 4006명 대상 조사, 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5%포인트) 결과를 보면 박 후보가 부산에서 역대 새누리당(한나라당) 대선후보 만큼의 지지세를 확보치 못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박·문·안 3자 대결에서 부산 유권자들은 박 후보에게 52.5%, 문 후보에게 18.7%, 안 후보에게 25.5%의 지지를 보냈다. 문·안 두 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지난 2002년 대선 때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이 지역에서 기록한 득표율을 훨씬 넘어선다. 당시 부산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66.7%를 득표한 반면 노 후보의 득표율은 29.9%에 그쳤다. 문·안 후보의 지지율 합은 노 후보 득표율보다 14%포인트 높다.


이같은 결과는 현 정부의 TK(대구·경북) 중심 인사 운용, 신공항 무산,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으로 인해 부산에서 여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박 후보가 대선후보로서 부산 현안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점도 여론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부 남금숙(여·47·북구)씨는 "박 후보는 '친(親) TK' 성향이 강해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반면 문·안 후보는 부산 출신인데다가 전형적인 정치인들 같지 않고 신선해서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지방신문협회·케이엠조사연구소(주) 여론조사에서 문·안 후보 중 야권단일후보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부산의 경우 문 후보(33.8%)보다 안 후보(50.0%)를 꼽은 응답자가 더 많았다.


동래구에 거주하는 이모(남·63)씨는 "제도권 정치인은 이제 싫다"면서 "네 번(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을 맡겼는데 우리나라가 바뀐 게 뭐가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빚진 것이 없다'는 안 후보를 지지한다"며 "화끈한 부산 사람들이 이번에는 정치판을 확 뒤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산의 민심 이반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야권이 이곳에서 40.2%의 득표율을 얻었을 때부터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며 "(부산에서) 문·안 후보가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에서 박 후보가 부산 민심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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