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남자의 계절이다. 남자 패션의 완성은 슈트. 특히 남자들은 아르마니 슈트에 열광한다. 왜 일까.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슈트는 '몸을 따라 흐르는 옷'이라 일컬어진다. 입어 본 사람들은 옷이 가볍고 자연스럽다고 말한다. 갑옷같은 느낌의 과장된 실루엣을 보이지 않고 인체의 곡선을 따라 완벽하게 피트된다. 은은한 럭셔리함으로 신사의 품격을 높여주는 아르마니 슈트의 비밀을 알아보자.
◆패션 모델이 아닌 신사를 위한 옷= 아르마니 슈트가 입은 듯 안 입은 듯 가볍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부분의 제품이 '비접착 심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슈트의 어깨 패드 또한 무리하게 두껍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강조한다.
최고의 소재와 살아있는 실루엣, 편안한 착용감은 다른 브랜드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아르마니만의 매력이다. 그 중에서도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맞춤복 컬렉션은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모두 지녔으며, 테일러링의 혁신 기술이 담겨있는 이탈리안 슈트의 정석을 보여 주고 있다.
아르마니의 슈트는 하드한 갑옷과 같은 느낌의 과장된 실루엣을 보이지 않고, 인체의 곡선에 따라 완벽하게 피트 된다.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패션 모델이 입는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반 사람이 입는 옷을 만든다”는 점을 늘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인간이 의상에 속박되는 상태를 나는 가장 경멸한다”면서 “인간과 의상이 '하나'를 이룰 수 있는 상태 이를 위해 일체의 거추장스러운 치장을 배제하고 가장 지적이면서 우아한, 자신의 개성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그런 옷을 추구한다. 이때의 지성미, 우아함은 위장된 인위적인 아름다움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자신의 패션철학을 밝힌 바 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전통의 재해석'= 현시대를 인지하고 미래를 바라볼 줄 알지만 동시에 과거의 전통을 지킬 줄 아는 '전통의 감각'. 이것은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한결 같이 고수하는 가치다.
올 가을·겨울 시즌 조르지오 아르마니 남성 컬렉션은 패브릭의 클래식한 패턴들을 아이러니하게 재해석 했다. 다양한 톤의 그레이 컬러를 주조로, 녹슨 레드 컬러나 산화된 듯한 브라운 컬러, 그리고 돌로마이트(백운석)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은 블루 또는 시안 블루 컬러의 트위드 소재 등을 포인트로 보여주며 볼륨감을 강조했다.
'돌로마이트 룩'은 심플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기 위해 셔츠나 베스트에 숨겨진 지퍼를 사용해 미니멀리즘을 표현했다. 또한 벨벳이나 성글게 골이 지게 짠 코듀로이 팬츠 혹은 캐시미어 스웨터 등의 밝은 배경에 강한 대비를 주는 프린트를 통해서 재현되기도 했다. 이번 컬렉션의 아이코닉한 더블 브레스트 코트는 니트울로 제작됐으며 몸에 딱 맞는 짧은 재킷은 부드러운 어깨 라인이 특징이다.
또한 기존에 제시되던 슈트 라인 외에도 새롭게 슬림한 실루엣과 편안한 착용감을 강조하는 라인이 제시되어 젊은 상류층 고객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이번 조르지오 아르마니 남성 컬렉션은 편안함과 탄력성에 중점을 두는 스트레치 소재를 전체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새로운 아르마니만의 실루엣을 보여주고 있으며, 클래식한 이탈리아 감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부담스럽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표현한다.
◆아르마니 맞춤 슈트=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아르마니 꼴레지오니에서 진행하는 맞춤 슈트 컬렉션은 맞춤복은 실루엣이 살아있고 착용감이 편안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6년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지금까지는 거대 패션기업들과 세계화 그리고 입는 사람을 잘 배려하지 않는 디자인이 주를 이루었다”면서 “아름다운 옷을 창조하겠다는 열정을 마음속에 가지고 패션 디자인이 본질적으로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생각으로 인해 개인 특별 맞춤 서비스가 곧 시작됐고 기존의 기성복 디자이너로서는 과감한 결정이었지만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디자인 과정의 본질로 돌아가 최고의 소재들로 컬렉션을 만들 때라고 생각했다.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맞춤복은 말 그대로 테일러링(tailoring)의 한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맞춤복은 아르마니의 디자인 정신과 장인정신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아르마니는 고객들의 취향을 디자인에 반영하기도 한다. 고객이 직접 디자인 과정에 참여해 실루엣, 라펠 유형과 주머니 위치, 싱글 또는 더블 브레스트, 바지 주름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소재, 안감, 버튼 선택뿐만 아니라 개인 라벨까지 제작할 수 있는 최상의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피팅 후 완성까지 이탈리아 장인의 손에 의해 제작되며, 셔츠는 5~6주, 슈트는 6~8주가 소요된다.
◆모두가 탐내는 아르마니=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배트맨 시리즈 '다크 나이트(2008년)'와 그 후속편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년)'의 주인공 브루스 웨인(크리스찬 베일)을 위해 맞춤 슈트를 제작했다.
브루스 웨인의 의상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포 브루스 웨인(Giorgio Armani for Bruce Wayne)' 이라는 레이블이 부착돼 있으며, 모든 슈트는 브루스 웨인의 미스터리하고 에지있는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맞춤슈트로 제작됐다.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2012년)'의 주인공 이단 헌트(톰 크루즈)가 영화 속 주요 장면에서 입고 나온 미드나잇 블루톤의 턱시도 또한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맞춤 슈트다.
미션 임파서블을 위해 특별히 만들어진 이 슈트에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포 이단 헌트(Giorgio Armani for Ethan Hunt)'라는 레이블이 새겨져 있다.
1980년 영화 '아메리칸 지골로' 속 리처드 기어가 입어 유명세를 떨친 것을 시작으로, 조르지오 아르마니는 '오션스 13', '페어게임', '소셜 네트워크' 등 수 많은 영화 속 의상을 디자인 했다. 영화 속 주인공뿐만 아니라 조르지오 아르마니 맞춤복 서비스는 많은 유명인사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조르지오 아르마니 맞춤복 광고에 등장했던 이탈리아 배우 라울 보바(Raoul Bova), 스페인 투우사 카예타노 리베라(Cayetano Rivera), 크리스찬 베일(Christian Bale), 탐 크루즈(Tom Cruise), 윌 스미스(Will Smith) 그리고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까지 모두 조르지오 아르마니 맞춤복을 즐겨 입는다. 아르마니 맞춤복을 선택하는 고위급 인사들도 늘어나고 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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