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 2000선을 중심으로 '밀고 당기기'가 치열하다.
전날은 스페인 구제금융과 관련된 불확실성, 유로존 위기 해법에 대한 독일과 프랑스간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가 부담요인으로 작용하며 2000을 하향 이탈했다.
그러나 유럽에서 전해지는 부정적인 뉴스의 경우 근본적 처방과 최종 방화벽 구축과정에서의 마찰음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시장 급락을 이끌 중대한 악재로 불거질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고 있다.
26일 시장 전문가들은 잊을 만하면 다시 불거지는 유럽 리스크, 비우호적인 경기 상황 등은 추가상승을 방해하겠지만, 주요 중앙은행들의 강력한 정책이 시차를 두고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증시의 우상향 흐름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주식을 정리하기 보다는 보유하고 가는 쪽이, 수급 측면에서는 새로운 '사자' 주체로 부각되고 있는 연기금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방법이 추천됐다.
◆한치환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 1980년 이후 추석을 전후로 코스피의 수익률을 비교해 보면, 대체로 추석 이전에 주식을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추석 이전 5일간 수익률은 80% 이상의 확률로 상승세를 나타낸 반면, 이후에는 상승확률이 47%이기 때문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추석 이후의 수익률이 대체로 부진하다.
그러나 과거의 패턴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주식을 들고 추석을 맞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이후 경제지표의 회복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지수가 기간 조정의 형태를 띨 가능성은 남아 있다. 다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지수의 조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 등락주선이 하락하더라도 지난 3~4월과 마찬가지로 코스피는 기간 조정의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유동성 여건 측면에서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최근 글로벌 펀드는 유입세를 지속 중이다. 경기회복이 더디지만,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유입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수세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추석 이후에도 기간 조정 이상의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히려 차익실현 성격의 조정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임동락 한양증권 애널리스트= 올해 상반기까지 지수 급락구간에서도 자금집행에 소극적으로 일관했던 연기금이 지난 8월24일 누적기준 순매수로 전환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매수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더욱 특징적인 것은 지수가 조정을 보일 경우 저가매수, 강세구간에서 차익실현을 통해 주식 비중을 조절했던 전형적인 과거 패턴과 달리 밸류에이션 매력이 희석된 2000선 부근에서 매수기조가 변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주식비중과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채권 비중을 줄이는 연기금의 중기 투자자산 배분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따라서 외국인 선호종목 못지 않게 매수 여력이 높은 연기금 선호업종과 매수 종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올해 누적 기준 스케일별 선호도는 소형주보다 대형주와 중형주를 위주로 집중 공략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운수장비, 금융 업종에 대해서 매수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전일 개별 종목들의 주가 부진은 종목 장세의 종료보다는, 한가위 연휴를 앞둔 국내 기관 등의 매물 출회에 따른 일시적인 약세로 판단된다. 전체 시장의 탄력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별 종목 장세는 앞으로 재개될 수 있다.
전일 종목별 하락에도 지수 전체로는 소폭 조정이 있었을 뿐이다.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강세신호가 유지되고 있어, 상승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추세선·매물대·볼린져밴드 등 기술적 분석을 종합하면 코스피의 기술적 강세 신호는 유지되고 있지만, 탄력적인 상승 기대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가위 연휴를 앞두고 숨을 고른 이후 재차 상승하는 흐름이 예상돼 공격적으로 주식을 편입하기 보다는 조정시 비중을 늘려가는 저점 매수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탄력적이고 지속적인 상승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만큼 짧게 이익을 취하는 전략도 병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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