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이해 돕기 쉽게 공정하게 물 붓고 결과 발표, 허위 사실 없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LG전자 냉장고에 물을 부어가며 표기 용량 보다 실제 용량이 적다고 지적한 삼성전자에 대해 LG전자가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마케팅 차원의 동영상 제작에 LG전자가 과민 반응한다고 나섰지만 "허위 사실을 공표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강경 대응 의지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4일 LG전자의 소송 제기와 관련해 "단순히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기 쉽게 공정하게 양측 제품에 동일한 방식을 물을 붓고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기만행위나 허위 사실은 일체 없으며 KS표준이 아닌 자사 측정 기준이라는 자막을 넣어 소비자들이 오인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지난 18일 보낸 내용증명에 대해선 "대응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면서 "소비자 이해를 돕기 쉽게 물을 부은 행위를 두고 LG전자가 허위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란 동영상을 공개한 뒤 지난 21일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900리터급 냉장고의 실제 용량을 비교한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 2탄'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1편에서는 냉장고를 눕혀 놓고 물을 부엇다. 2편에선 물, 커피캔, 참치캔을 동일한 방식으로 채워 넣고 비교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면에 자체 실험치 기준임을 명시했고 비교기준이 동일하며 타사가 주장하듯 내용상에 기만이나 허위사실이 없다"면서 "국가 표준 방법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했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동영상에서 삼성전자가 '삼성지펠은 KS를 준수해 냉장고 용량을 표기합니다'라는 자막을 넣어 LG전자는 KS를 준수하지 않고 삼성전자만 KS를 준수해 냉장고 용량을 표기한것처럼 호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실험 과정에 해당 자막을 삽입해 마치 물을 붓는 방법이 KS표준인 것처럼 소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당 자막 표기는 지펠 냉장고가 국가 표준 규격을 준수했다는 얘기일 뿐 측정방식으로 KS규격을 사용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소셜미디어 시대에 공중파 광고가 주지 못하는 새로운 입소문 마케팅 수단을 사용해 동영상을 제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LG전자는 제3의 공인 인증기관을 통해 두 회사의 냉장고 용량을 공식 비교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송과는 별도로 제3의 공인인증 기관을 통해 삼성전자와 함께 냉장고 용량의 진짜 진실을 밝힐 것을 제안한다"면서 "삼성전자가 불법을 저지르고 소비자들을 오해하게 만든 만큼 소송은 끝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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