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현대백화점은 올해 사과나 배 등 과일세트를 포장할 때 띠지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띠지를 없앤 대신 줄어든 원가는 '사랑나눔'이라는 이름으로 전국 공부방 어린이들에게 과일을 선물하기로 했다. 고객 반응은 긍정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제품 내부에도 '사랑나눔' 사업에 대한 안내문을 동봉했고 판매할 때에도 설명한다"며 "띠지 제거 이전과 다름없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에서 스티로폼 포장재를 없앴다. 그 대신 친환경 소재인 '에코폼'으로 만든 포장재를 도입했다. 에코폼은 버려지는 폐지와 전분을 원료로 만들어진다.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고 소각을 할 때에도 다이옥신이 발생하지 않아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
이마트나 롯데백화점 등의 유통업체도 환경을 고려한 포장 간소화에 동참하고 있다. 이마트는 과일세트 포장에 띠지 사용을 줄이고 굴비용 대나무 채반을 종이채반으로 바꿨다. 롯데백화점, 하나로마트도 재활용 가능한 종이포장을 도입하고 띠지나 리본 등 부속품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환경부와 국내 주요 대형 유통업체가 추진중인 포장간소화 움직임이다.
환경부는 올해 과대포장 개선대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 생산자단체, 유통업체, 소비자시민모임과 '농산물 그린포장 실천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농축수산물 선물세트 포장횟수를 2차 이내로 줄이고 포장 공간에서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을 75%이상으로 올린다는 등의 내용이다. 17일부터는 소비자시민모임과 함께 협약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모니터링중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주류, 과일, 육류 등 과대포장률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단속에 나섰다. 환경부 포장기준을 위반한 제조자에게는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 설 명절에는 1만 2000여 제품을 점검, 위반제품 23건에 대해 57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환경부는 점검 결과를 연휴 이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연휴가 끝나면 유통업체들의 포장간소화 성과와 함께 과대포장 점검 결과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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