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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박근혜, 문재인 그리고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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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어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원장은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의 삶이 바뀐다"며 "저에게 주어진 (정치쇄신이라는)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를 위해 선거과정에서부터 '선의의 정책대결'을 펼치겠다고 했다. 특히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진심"이라며 '진심의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안 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올 대선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안 원장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그동안 안갯속 같았던 대선 대결구도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가셨다. 문 후보와 안 원장 간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모호함이 남아 있긴 하지만 국민이 유력 후보자에 대해 검증할 최소한의 시간은 주어진 셈이다.

이제부터 세 후보들이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앞으로 5년간 누구와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갈 것인지를 소상하게 밝히고 국민의 검증을 받는 일이다. 국가 운영의 철학과 비전을 명확하게 보여줄 공약을 내놓는 게 급선무다.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자가 된 박 후보와 문 후보는 대체적인 윤곽을 드러냈다. 하지만 안 원장은 이제부터다. 어제 출사표를 던지며 소견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청사진은 백지를 내보인 것이나 다름없다. 경제만 해도 그가 말하는 '새로운 모델'이 무엇인지, 진정 난국 극복의 처방이 될 것인지 궁금하다. 이른 시일 내에 정책 비전과 인재풀 등 국민의 궁금증을 풀어주어야 한다.


우려스런 점은 자칫 선거판이 야권 후보 단일화에 매몰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다. 야권 단일화가 대선 구도의 최대 변수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정략적인 셈법으로 대선의 본질이 흐려진다면 모두가 바라는 '새로운 정치'를 외면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대선이 오늘로 90일 남았다. 통상 대선 5~6개월 전부터 후보들이 전국을 돌며 자질과 정책을 겨루는 외국에 견줘 보면 한참 늦었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검증이 필요하다. 아울러 '안철수 현상'은 '새 정치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요, 새 정치는 깨끗한 선거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세 후보는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야 말로 흑색선전이나 비방, 폭로전으로 겨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정책으로 대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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