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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얇아지니 '엄마표'가 늘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6초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외식비·세탁비 아끼자" 밥솥 등 불황가전 인기

#주부 8년차 김진희(36세)씨는 가족들과 일주일에 한두 번 하던 외식을 2주에 한번 꼴로 줄였다. 아이들 기분도 맞춰주고 자기도 편할 요량에 외식을 자주 했지만 치솟는 물가에 생활비 감당이 안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최근 반찬값에 아이들 간식비 까지 올라 한 달 생활비를 초과하는 일이 잦아 외식을 부득이하게 줄였다. 아이들 옷값과 남편 세탁비도 많이 나가는데 이참에 재봉틀도 구입할까 생각중"이라며 한숨지었다.


길어지는 경기침체에 불황형 가전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소비심리가 꺾이면서 외식비, 세탁비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밥솥, 다리미, 재봉틀 등을 사려는 사람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전기밥솥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8%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옥션과 11번가의 판매량도 각각 28%, 42% 늘었다.


특히 불황에 지친 주부들이 아이 옷을 만들어 입히면서 재봉틀의 판매량이 급증했다. G마켓은 41%나 증가했고, 옥션과 11번가도 전년 동기 대비 25%, 40% 신장했다.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주부 이용미(37)씨는 "브랜드 없는 평상복도 한 벌 사 입히려면 어림잡아 3만∼4만원이 들어 가계부 부담이 큰 편"이라며 "6000원이면 질 좋은 원단을 끊어다가 드레스 원피스, 내복 등을 모두 만들 수 있어 손이 많이 가더라도 생활비를 줄이고 아이 정서에도 좋을 것 같아 얼마 전부터 만들어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엄마들 사이에 홈 브랜드 열풍이 불면서 네이버 카페인 '미싱으로 옷만들기' 회원 수는 현재 14만명을 넘어섰다.


또한 불황 탓에 세탁소를 찾기보다 직접 다림질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다리미 판매량도 증가 추세다. G마켓, 옥션, 11번가에서 다리미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3%, 10%, 27% 뛰었다. 집에서 직접 드라이를 할 수 있는 홈드라이 세제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150% 급증했다.


필립스 관계자는 "와이셔츠나 블라우스를 드라이클리닝 하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4000원으로 요즘 같은 불황일 때 이마저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불황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가 다리미 제품의 호황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G마켓 관계자는 "최근 불황으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밖에서 주로 식사를 해결하던 사람들이 전기밥솥을 구매해 집에서 끼니를 때우거나 다리미, 재봉틀 등을 구입해 직접 옷을 수선하고 관리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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