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주택불황이 결국 경매 시장에도 닥쳤다. 경매물건이 크게 늘고 있으며 낙찰가율도 줄고 있다. 낙찰가율이 줄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투자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억원 이하의 주택의 경우 경매가가 전세가와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실수요자에게는 더 없는 좋은 기회지만 투자 가치로는 재해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수도권 지역의 감정가 2억원 이하 주택 경매물건을 조사한 결과 1만6739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521건에서 5225건으로 크게 늘어난 수치다.
특히 8월은 경매가 열리는 법원의 휴가 기간이 포함돼 전통적으로 물건이 줄어드는 기간이다. 8월 2165건이 경매된 것으로 볼 때 향후 경매물건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 지지옥션의 설명이다.
문제는 물건수가 많은 반명 낙찰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수도권 감정가 2억원 이하 주택 낙찰가율은 4월 78.6%를 시작으로 7월 75.2%, 8월 73.5%, 9월 73.3로 연속 5개월 하락했다. 올해 9개월간 평균 낙찰가율이 76.5%로 작년 평균 낙찰가율 84.8%에 비해 8.3%나 하락했다.
서울지역 낙찰가율 사례를 보면 도봉구 방학동 전용면적 42.9㎡의 삼익세라믹아파트는 9월 10일 두 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1억216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 후 4명이 응찰해 감정가 1억9000만원의 69.3%인 1억3169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의 전세가격은 9400만원으로(KB일반시세 기준) 낙찰가 1억3169만원과 3760만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포시 감정동 전용면적 85㎡의 신안실크밸리아파트는 9월13일 두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9800만원까지 떨어진 후10명이 응찰해 감정가 2억원의 68.1%인 1억362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평형 이 아파트는 감정가 2억2000만원의 73.6%인 1억6189만원에 낙찰됐다. 10개월 만에 2569만원 하락한 것이다. 전세가는 1억원으로(KB일반시세 기준) 낙찰가 1억3620만원과 3620만원 차이다.
인천 서구 왕길동 전용면적 60㎡의 유승아파트는 9월 10일 두 번 유찰된 후 최저가가 7350만원까지 떨어진 후 24명이 응찰해 감정가 1억5000만원의 70.1%인 1억511만원에 낙찰됐다. 전세가가 7000만원으로 낙찰가와 3500만원 차이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감정가 2억원 이하의 주택 경매물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현재 시점부터 한달 내에 경매 진행 예정 물건이 1800여건에 이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수요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전세가로 충분히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며 “이들 주택의 낙찰가율도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지금이 전세탈출의 적기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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