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9일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출마선언에 이어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의 역사관 논란과 관련해 "아버님(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하기 힘든 인간적인 고뇌는 충분히 이해한다"며 "그러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본인이 가질 수 있는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안 원장은 또 "악의적인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최악의 구태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저에 대한) 의혹 제기하신 분들이 있다면 국민들을 위해서 공개적으로 입증해달라"고 요구했다.
안 원장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관해서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고 두 번째는 국민이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두 가지가 갖춰지지 못한 시점에서는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정치경력이 없어 정치인으로 나아가는 데 힘들 지 않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정치 경험이 없는 게 맞다"며 "그렇지만 과연 정치경험이 많은 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안 원장과 기자들의 일문일답.
-정치경험이 없으시다. 국정운영을 위해 같이 하는 분들이 필요할텐데, 언제 공개하실 생각인가. 또 어떤 분들인가.
▲정치경험 없는 게 맞다. 그렇지만 정치경험이 많은 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같이 하는 분들이 이 자리에도 참석을 하셨다. 기회를 봐서 예를 갖춰서 적절한 시기에 소개하겠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정연순ㆍ강인철ㆍ금태섭ㆍ조광희 변호사,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형기 경북대 교수, 이헌재 전 부총리, 이원재 전 한겨레 금융연구소장, 소설가 조정래씨 등이 자리했다.)
-야권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필요하다면 어느 시점, 어떤 방법이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갖춰지지 못한 시점에서는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
-경제위기가 심각하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는지 궁금해하는 국민이 많다.
▲지금까지 풀리지 않은 많은 문제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한 분야의 전문가, 한 부처, 한 사람 결정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풀 수 있었다면 현 정권에서 풀렸을 것이다. 복합적인 문제다…융합적 사고가 필요하다. 자기의 전문성을 가지고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먼저 중심에 두고 어떠한 분야의 전문가가, 방법론이, 정부부처가 필요한지를 찾는 접근 방법이 중요하다. 필수적인 것은 수평적인 리더십과 디지털 마인드이다. 여러 분야를 수평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조합하는 게 중요한데, 제가 해 왔던 일들이 그런 일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한 인터뷰에서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확정을 거부한다고 했다. 아직도 그 생각은 유효한가.
▲문제를 풀 수 있는 해법은 국회가 가지고 있다. 헌법을 보면 국민 다음은 국회이고, 국회 다음이 대통령이다. 국회가 입법을 하면 대통령은 실행할 뿐이다.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가 지금처럼 가다가는 절대로 문제 해결을 못 한다. 한 정당이나 한 정권이 풀 수 없는 문제만 산재해있기 때문이다…통합과 화합이 중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정권을 잡은 이후에는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정당하게 경쟁하자고 두 후보에게 제안했는데 그 이유는 한 가지다. 국민께 희망을 드리자는 것이다. 두 후보와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내일이라도 만나자고 하시면 만나겠다. 답을 기다리겠다.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정치인으로의 삶을 계속 살 것인가.
▲제가 지금까지 몇 번 직업을 바꿨다. 그런데 도중에 그만 둔 적은 없다. 이번도 마찬가지라서 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열심히 이 분야에서 일을 해서 조금이라도 우리나라의 긍정적인 변화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생각은.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시장 개혁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재벌의 지배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접근만으로는 안 된다.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점진적으로 바꿔 나아가야 한다…경제민주화와 복지도 성장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자전거 바퀴와 같다. 일자리가 창출돼서 동시에 그 재원이 경제민주화와 복지 쪽으로 가고 혁신경제로의 선순환이 생기는 게 정답니다.
-단일화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면, 그런 상황에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나.
▲진정한 변화를 원하는 국민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 이 약속을 확실하게 말씀드린다. 제 나름대로 옳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선거 과정에서 혁신의 과정을 보인다면, 승리하고자 최선을 다한다면 그 과실은 주인인 국민이 가져갈 수 있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공과를 중요한 것 하나씩만 말씀드리겠다. 우선 가장 큰 공은, 위에서 아래로의, 일종의 권위주의를 타파한 것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과라고 한다면,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재벌의 경제집중과 양극화는 과라고 생각한다.
-네거티브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지.
▲저는 정당한 검증에 대해서는 계속 성실하게 답 할 생각이고 이 자리(대선후보)에 있는 사람은 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말 네거티브적인 흑색선전에 대해서는 정치권 최악의 구태라고 생각한다. 아시겠지만 (저를 둘러싼) 몇몇 루머들이 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대통령 후보에게 그런 흠이 있다면 대통령으로서 뿐만 아니라 공직자로서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에, 그런 의혹 제기하신 분들 있다면 국민들을 위해서 공개적으로 입증해달라고 청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민주주의에 반하는 공권력 남용의 최악의 상태다. 국정조사 등을 통해 발본색원해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맡고 있는 안랩 이사회 의장직과 서울대 대학원장직은 어떻게 되나.
▲지금 이 시간부로 대학원장직과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임할 생각이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추가로 덧붙이자면 제가 가진 안랩 지분의 나머지 절반도 대통령이 되면 사회에 환원할 생각이다.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 논란에 대한 생각은.
▲아버님에 대한 얘기를 하기 힘든 인간적인 고뇌는 충분히 이해를 한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본인이 가질 수 있는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
김효진 기자 hjn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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