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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일단 10월 초까지 버티기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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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금리 하락으로 시간 벌어..내달 8일 재무장관 회의서 신청 전망 제기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14일부터 유로존 순회 의장국인 키프로스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에서는 스페인 구제금융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국채 무제한 매입 계획을 발표했고 12일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럽안정기구(ESM) 설립을 허용함에 따라 스페인이 금융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하지만 최근 스페인 국채 금리가 큰폭으로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완화된 스페인은 당장 구제금융 요청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이 차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예정된 다음달 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스페인, 아일랜드, ESM 문제가 집중논의될 것이라고 14일 보도했다. 특히 스페인이 금융 지원을 요청해야 하느냐 여부에 대한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키프로스에서는 14일 유로그룹 회의 15일 유럽연(EU) 경제재무장관 회의가 잇달아 열린다. 이번 회의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금융시장 긴장감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다.


유로존 위기의 핵심 국가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는 최근 급락했다. 지난달 24일 7.64%를 기록했던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5.62%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6.6%에서 5.03%로 하락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12일 의회 연설에서 시장 상황이 안정되고 있다며 구제금융 요청이 필요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호이 정부 입장에서는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긴축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시장 상황이 안정되고 있는만큼 금융지원 요청을 미룰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 계획이 확실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ECB는 위기 국가들이 먼저 ESM에 구제금융 신청을 하고 ESM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면 해당 국가 국채 매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 유로존 관계자는 "스페인이 도움을 요청해야 하느냐 여부를 두고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ECB 발표 후 스페인 사람들에 구제금융을 신청라는 압력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이 공공재정 운용에 실패했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줄이기 위해 (구제금융을) 홀로 신청하기보다는 이탈리아와 함께 신청하기를 선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쟁이 붙을 경우에는 유럽 최대 맹주인 독일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가 변수다. 독일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엄격한 요구조건을 내걸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스페인은 이러한 독일의 태도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또 다른 한 유로존 관계자는 구제금융 신청을 꺼려하고 있는 스페인이 독일에 연대를 구하려 할 수도 있으며 시장 상황만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독일이 스페인의 도움 요청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독일도 구제금융 펀드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만큼 구제금융 펀드 자금을 소진시키지 않기 위해 구제금융 신청 여부에 대한 논쟁이 붙으면 스페인 편을 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수의 유로존 관계자들은 스페인이 일단 시장 상황을 지켜보다가 내달 8일로 예정돼 있는 차기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기점으로 구제금융을 신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 8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트로이카의 그리스 재정 검토 보고서가 공개된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한 유로존 관계자는 그리스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시장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스페인이 이에 대비해 구제금융 신청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자체적으로는 오는 28일 2013 회계연도 예산안 공개가 예정돼 있다.


유로존은 스페인 은행을 지원하기 위해 1000억유로를 준비해둔 상황이다. 하지만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지방정부들이 많은만큼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아일랜드 문제도 논의될 예정이다. 아일랜드는 자국 은행 구제를 위해 발행했던 310억유로의 채무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며 이를 경감해 달라고 유로존에 요구하고 있다. 아일랜드는 구제금융 조건을 잘 이행하고 있는 모범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외 이번 회의에서는 12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제안한 유로존 은행 감독 문제와 ESM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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