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스페인에 대한 구제금융이 필요없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라호이 총리는 구제금융 신청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근 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의회에 출석해 구제금융과 관련해 "스페인이 구제금융 요청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라호이 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해야만 하는 것인지를 계속 검토하고 있지만 개선된 시장 상황이 도움을 불필요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무제한 유로존 국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후 스페인 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이달 초만 해도 7%에 육박하던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금일 5.5%선까지 하락했다.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됨에 따라 혹독한 긴축 조건 수용 여부를 두고 충돌할 것이 뻔한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굳이 신청하지 않고 버텨보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라호이 총리는 ECB의 유로존 국채 매입에 따른 조건들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하려 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이가 어떻게 줄이라고 결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긴축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라호이는 지난 10일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금 문제를 건드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라호이 총리는 핀란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성장 외에 내가 고려하고 있는 유일한 옵션은 ECB가 발표한 조치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밝혀 스페인이 ECB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게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에 대한 전면적인 구제금융은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해 혹독한 긴축을 요구받은 그리스나 포르투갈과 같은 신세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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