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탈리아 국채금리 급등..독일·네덜란드 Aaa 등급도 위협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나주석 기자, 김영식 기자]유로존 최고 신용등급(Aaa) 국가인 독일·네덜란드·룩셈부르크가 신용등급을 강등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으면서 유로존 위기가 유로존 전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지방정부 연쇄 파산 불안감 속에 스페인과 이탈리아 금융시장은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혼란을 거듭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증시는 정부의 다급한 공매도 금지 조치에 장중 낙폭을 상당 부분 줄였지만 전거래일 대비 각각 1.10%, 2.76% 급락마감됐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페인이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23%포인트 급등한 7.50%로 거래를 마쳐 종가 기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 최고 7.57%까지 치솟았다.
스페인은 지난 20일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힌 발렌시아를 포함해 현재까지 7개 지방 자치정부가 중앙정부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이 유로존으로부터 최대 1000억유로에 이르는 은행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지만 추가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이날 2분기에도 스페인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며 지난해 4·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이 3개 분기 연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2·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4%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GDP는 0.3%씩 줄었다. 스페인 정부는 오는 30일 2분기 경제성장률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에서도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지방정부 연쇄 파산 전망이 제기됐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현지 매체인 라 스탐파를 인용해 나폴리, 팔레르모를 포함한 이탈리아 10개 도시가 재정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라 스탐파는 익명을 요구한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최소한 10여개의 대형 도시가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시칠리아가 파산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한 뒤 며칠만의 일이다. 스탐파는 이탈리아 역시 스페인의 전철을 밟아 여러 곳의 지방정부가 발렌시아처럼 파산을 막기 위해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을 요청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도 전일 대비 0.17%포인트 급등한 6.34%로 마감됐다. 올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부채위기가 탄탄한 경제를 자랑했던 북유럽 국가들마저 위협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유로존 부채위기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를 이유로 현재 최고 신용등급 Aaa를 부여하고 있는 독일·네덜란드·룩셈부르크 3개국의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Aaa 등급 박탈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유로존 부채위기가 확산되면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국가들이 부채위기에 대한 부담을 가장 무겁게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DAX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18% 급락마감됐다.
유로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유로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유로당 1.21달러선을 무너뜨리며 유로당 1.2067달러까지 하락해 달러 대비 유로 가치가 2010년 6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유로·엔 환율도 유로당 94.24엔까지 하락해 엔 대비 유로 가치가 200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명 헤지펀드 폴슨앤코의 존 폴슨 사장은 2분기 운용상황을 보고한 컨퍼런스 콜에서 유로 붕괴 확률이 50%라며 3개월에서 2년 이내에 유로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병희 기자 nut@
나주석 기자 gonggam@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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