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맹공 "오바마 취임 초기 재정적자 감축 약속 못 지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의 회계연도 재정적자 규모가 4년 연속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 정부는 내년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1조달러 이하로 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경기가 기대했던만큼 회복될 지가 관건이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재정적자 감축 약속을 지키지 못 했다며 공격에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8월 재정적자가 1905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전문가 예상치 1700억달러를 웃돌았다.
8월까지 누적 회계연도 재정적자 규모는 1조1600억달러로 집계됐다. 재정적자가 4개 회계연도 연속 1조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다만 지난 회계연도 같은 기간에 1조2300억달러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서는 6% 가량 줄었다.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세금 수입이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 7월 백악관은 오는 9월에 마감되는 이번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1조200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1조3000억달러였다.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7.4%를 기록해 지난해 8.2%보다 0.8%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백악관은 또 차기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9910억달러를 기록해 1조달러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이 변수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세금 수입은 줄고 정부 재정 지출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 경기 부양을 위해 매달 4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지난 6월 발표한 1.9~2.4%로 예상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2.0%로 하향조정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미 경제 연례보고서'에서 올해 미 경제성장률이 2%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록 FRB가 내년과 내후년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조정했지만 충분한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경제 담당 에디터인 데이비드 웨셀은 트위터에서 FRB가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하면서도 2015년까지 실업률이 완전 고용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도 높은 실업률이 여전히 큰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초에 했던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 했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직후였던 2009년 2월 부유층에 대한 세금과 법인세 인상,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전에 대한 전쟁 비용 지출을 줄여 자신의 첫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13년에는 재정적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롬니 캠프는 FRB가 3차 양적완화를 발표한 것에 대해 오바마 정부가 취했던 경제정책들이 효과를 나타내지 못 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공격했다. 롬니 캠프는 "4년간 경기 침체와 소득 감소, 비용 상승, 높은 실업률이 이어졌고 미국 경제는 더 이상 인위적이고 효과도 없는 조치들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달러를 찍어내지 않고 부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롬니는 과감하고 친 성장주의 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가계 소득도 증가시킬 것이며 실질적인 경기 회복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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