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獨 헬무트· 佛 지스카르 "유로 17개국 지나치게 많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3초

독 슈피겔 대담 "그리스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유럽연합(EU)을 설계한 주요한 두 사람인 헬무트 콜 전 서독 총리(93)와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86)은 유로 회권 17개국은 숫자가 너무 많으며, 그리스는 탈퇴여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사실상 그리스의 탈퇴를 촉구했다.


두 전 정상은 11일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온라인판 대담에서 유로존 국채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오늘날 유럽 정치인들이 비전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1974년부터 시작한 임기중 이들은 석유위기와 경기침체,물가승상과 실업률 등 난제를 처리해야 했던 정치인들이었다.이들은 1971년8월15일 리차드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이 달러의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면서 브레튼 우즈 체제가 무너지자 안정된 환율을 유지하는 유럽통화시스템(EMS)과 결제수단으로 유럽통화단위(ECU) 도입을 적극 지지했다.


이들의 노력 덕분에 1975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 6개국이 참여하는 그룹식스가 출범했다. 지스카르 전 대통령은 1981년,슈미트 전 총리는 1982년에 각각 선거에 져서 물러났으나 이후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두 노(老) 정치가는 살아 생전에 유로의 붕괴를 목격할 것으로 보느냐는 슈피겔의 물음에 공히 “유로는 우리 둘보다는 오래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스카르 전 대통령은 “유로화는 달러 존 보다 부채가 적고 엄청난 무역흑자와 잘 관리된 통화가 있는 지역의 통화”라면서“달러화에 대한 유로의 환율은 2002년 도입당시보다 높은데 왜 의심하는냐”고 반문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금융시스템에 기원을 둔 중상모략의 희생자들이며,추측을 낳게 하는 의사소통의 전투를 한창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슈미트도 “유로는 위험하지 않으며 사라질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유로존은 '정치·경제의 동일성이 부족해 다양한 구성을 가진 동맹이 오래 갈 수 있게느냐'는 질문에 슈미트 전 총리는 “마스트리히트 조약이 처음 조인됐을 때 EU 회원은 12개국이었는데 이들이 유럽내 모든 국가가 합류하도록 권유하고 통화동맹의 회원국이 되도록 하는 실수를 범했다”고 비판했다.


슈미트는 “27개국에 가입을 권하고 이 가우데 17개국을 받아들인 것은 실수”라고 못박고 “17개국은 지나치게 많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스카르 전 대통령은 한발 더 나가 “솔직히 말하자면 그리스를 받아들인 것이 실수다. 그리스는 준비가 안돼 있었다.그리스는 기본적으로 동양의 나라”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로 그룹은 무한히 확장되도록 해서는 안된다”면서 “능력을 갖춘 폴란드외에는 추가 회원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단언했다. 슈미트 전 총리도 여기에 공감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퇴출문제와 관련, 지스카르 전 대통령은 “그리스가 책임과 의무를 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면서 “회원국이라면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연합’(political union)을 추진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둘 다 반대의견을 나타냈다.슈미트 전 총리는 “정치연합은 국채위기,은행위기,경제위기라는 유럽의 3대 위기를 극복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고 지스카르 전 대통령도 “유로 그룹은 조직을 가질 필요가 없다. 큰 유럽연합(EU)을 작은통화동맹과 뒤섞는 것을 중단해야만 한다”면서 “유로존 17개국이 자기네들 근심사를 논의하는데 EU 27개국 전부가 개입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통합과 관련해 슈미트 전 총리는 가속도가 부족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30년이나 40년 전에는 프랑스 대통령과 독일 총리가 협력하겠다는 절대 적인 의지가 있었다”면서 “이게 없다면 재정협약과 같은 도구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스카르 전 대통령은 “독일이 지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해서도 안되고 프랑스의 지도력도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유럽 중앙의 큰 두 나라인 독일과 프랑스는 협력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합중국이 유로 17개국이 될 것인가 아니면 EU 27개국이 될 것이냐는 물음에는 지스카르 전 대통령은 17개국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는 유럽 합중국을 만들 수 있는데 촘촘히 짜여진 핵심부내에서이지 더 큰 유럽연합에서가 아니다”면서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합중국이 되려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