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 LTE 지원...전세계 LTE 특허 12.2% 보유한 삼성은 애플 상대로 특허 소송 준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애플이 12일(현지시간) 발표한 '아이폰5'가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하면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대대적인 통신 특허 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 법원에서는 3세대(3G) 통신 특허를 인정받는데 사실상 실패한 가운데 LTE 특허를 무기로 분위기를 반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아이폰4S가 출시된 지 하루만에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아이폰5가 자사의 LTE 특허를 침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LTE 특허 침해 소송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내부적으로 준비 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LTE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기존의 특허 소송과는 별개로 진행된다. 본안소송과 함께 일부 국가에서는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별도로 제기하면 즉각적인 피해가 인정될 경우 상대방의 제품 판매 금지가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LTE 특허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톰슨 로이터와 평가 전문업체인 AOP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의 LTE 특허 점유율은 노키아 18.9%, 퀄컴 12.5%, 삼성전자 12.2%, 에릭슨 11.6%, LG전자 7.5% 등의 순서다. 삼성전자는 3G 때와는 달리 표준특허 뿐만 아니라 상용특허도 상당수 확보하고 있어 세계 각국에서 줄줄이 소송에 나설 전망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담당(사장)도 지난 12일 아이폰5가 삼성전자의 LTE 특허를 피해가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부품 사업 때문에 LTE 특허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아이폰5의 LTE 특허 침해를 이유로 추가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이 아이폰4S를 공개한 지 하루만인 지난해 10월5일 이탈리아, 프랑스에서 아이폰4S 판매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즉각적인 제품 판매 금지 결정을 받아내 애플에 타격을 주기 위한 조치다.
다만 국내에서는 본안소송 이외에 아이폰5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법원이 삼성전자의 신청을 받아들여 아이폰5 판매 금지에 나설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5를 구입하려는 소비자의 반발이 우려되고 통신사와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어 삼성전자가 극단적인 조치까지는 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4S의 경우에도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5가 LTE를 지원하면서 삼성전자도 역공에 나설 채비를 할 것"이라며 "양사의 특허 전쟁이 아이폰5 출시 이후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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