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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A의 공포 전통시장 덮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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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밀가루값 급등 빵가격 연쇄인상, 대형마트 공세 겹쳐 영세점포 생존위기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수입 밀가루 가격이 국산 밀가루 만큼 오르면 더는 장사 못 합니다."


서울시 관악구의 봉천시장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윤 모씨는 지난 10일 "지금 수입과 국내산 밀가루 가격차이는 2~3배가 난다"며 "소규모로 빵을 만드는 사람은 수입산을 쓸 수밖에 없는데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결국 빵 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애그플레이션'이 우려가 현실로 점차 다가오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밀과 옥수수 등 곡물은 가공식품 형태로 많이 이용되는데 이들 가격이 오르면 밀가루, 면(麵)류, 빵 등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오르게 된다. 필연적으로 물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르포]A의 공포 전통시장 덮친다 ▲지난 10일 서울 관악구 봉천시장에서 건어물과 곡물 등을 파는 상점은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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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씨는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이 점점 줄고 있는데 밀가루 값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끓길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상인은 "국내에서 가공하는 밀가루 제품을 사용하지만 밀 100%를 미국과 호주에서 수입하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수입 밀 가격이 오르면 밀가루 가격도 높아질 것이고 우리처럼 소규모로 장사하는 사람들에겐 원가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뒤에는 대한제분에서 생산된 '곰표밀가루' 포대가 놓여 있었다.


전통시장에서 국내산 밀가루를 쓰지 않는다고 타박하는 소비자들도 있어 시장 상인들이 불만을 표시했다. 한 상인은 "전통시장에서 왜 수입산 밀가루를 쓰냐고들 하시는데, 국내에선 밀이나 옥수수를 재배하는 곳이 거의 없어요. 몇 군데 있긴 하지만 그걸로 밀가루를 만들면 너무 비싸서 사용할 엄두도 못 낼 겁니다"라고 말했다.


전통시장에서 채소와 두부 등을 판매하는 김미영(가명ㆍ38ㆍ여)씨는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는 한 모에 3000원, 수입산 콩으로 만든 건 15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그는 "수입산 콩 가격이 오른다는 얘기를 들어 조만간 수입으로 만든 두부의 가격을 올리거나 아예 만들지 않을 예정"이라며 "수입산이 저렴한 덕에 손님들이 많이 찾았는데 가격이 오르면 누가 사겠나"라며 푸념했다. 그는 "가뜩이나 불경기에 장사가 안 되고, 대형마트 등쌀에 손님이 줄었는데 가격을 올려야 될지도 몰라 마음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국제 옥수수 가격에 소고기 값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 양재동의 곡물도매업을 하는 한 상인은 "국내에서 재배되는 옥수수는 소량이라 대부분 식용으로 판매되고, 수입 옥수수는 주로 사료를 만드는 데 쓰인다"며 "옥수수 가격이 오르면 사료값이 오르고, 축산농가에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 육류 소비가 늘어나면서 사료용 옥수수는 많이 필요하게 돼 옥수수 값이 더 오를 것 같은데 결국 소고기 값이 오르는 거지 뭐"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한편 밀가루나 옥수수 가격이 올라 소비가 줄어들면 쌀 소비량이 오히려 늘어날 것으로 보는 전통시장 상인도 있었다. 전통시장 상인 박모씨는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빵 가격도 오를 것이고 그러면 오히려 쌀로 만든 떡이나 떡 케이크 등이 잘 팔리지 않겠냐"고 내심 기대하는 내색을 보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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