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페이스북 앱 게임 ‘팜빌’과 ‘시티빌’로 유명한 세계 최대 소셜게임업체 징가(Zynga)의 위기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연이은 고위급 임원들의 ‘탈출러시’ 가운데 이번에는 제프 카프(Jeff Karp)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전격 사임했다고 10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거대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에서 부사장을 지낸 제프 카프는 지난해 8월 징가로 이적했다. ‘심즈’, ‘심시티’ 등 캐주얼 게임을 총괄한 그는 징가의 소셜게임에도 상당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적한지 1년만에 자리를 떴다.
2007년 설립된 징가는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의 폭발적 인기를 기반으로 초고속 성장을 구가했다. 10억명에 가까운 페이스북 이용자 중 2억8000명이 징가 게임을 할 정도였다. 징가는 상장을 앞두고 EA 등에서 인재들을 대거 영입한 뒤 지난해 12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나스닥(NASDAQ)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러나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 기업가치는 4분의1 이하로 주저앉았다. 올해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돈 극심한 부진을 기록했고 3월 14.95달러였던 징가의 주가는 이달 10일 기준 2.82달러로 급락했다. 이용자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징가는 지난 8월 존 섀퍼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경질하며 쇄신에 나섰지만 고위 임원과 개발자들이 줄지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최대 히트작 ‘팜빌’ 개발자인 마이크 버두 총괄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가 이달 초 퇴사했고 ‘마피아워2’ 총괄매니저 에릭 베스크, 야빙 추 모바일사업부 부사장, ‘징가 빙고’ 등의 총괄매니저 제레미 스트라우저, ‘시티빌’의 앨런 패트모어도 떠났다.
소셜게임 대표주자인 징가의 급부상, 그리고 그만큼 빠른 몰락은 지난해 뉴욕증시를 달군 인터넷주 열풍의 ‘거품’ 우려가 현실화됐음을 보여 준다. 상장 당시 시가총액 1000억달러가 넘었던 페이스북의 주가는 공모가 38달러에서 19달러로 반토막났다.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 역시 상장 이후 기업가치가 5분의1로 줄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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