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11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전날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대해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한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박근혜 후보는 자신과 관련된 유신을 미화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교섭단체 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역사의 판단을 말하기 전에 국민 앞에, 인혁당 피해 유족 앞에 진심으로 사죄하고 과거의 잘못을 뉘우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후보는 전날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생각에 있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냐"며 "그 부분도 앞으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 않겠는가"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법의 판결은 둘이 아니라 하나 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인혁당 판결과 관련해 "1975년 4월 8일 대법원의 사형판결은 그후 국가정보원이 '인혁당 사건은 조작' 결과를 발표해 진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심청구가 받아졌고 서울중앙지법에서 무죄가 선고, 1975년 대법원 판결 자체가 파기돼 법적으로 무효된 것"이라며 "이에 따라 서울지방법원은 국가는 인혁당 사건의 피해자 8인 유족에게 총 637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근혜 후보는 대한민국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법정에서 단죄받은 유신의 악행을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대선을 99일 앞두고 국가기관이 새누리당 선거대책기구로 전락했다며 신 관권선거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국가 기관이 새누리당을 위한 선거대책기구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정치검찰에 이어 모든 국가기관이 장단을 맞추고 있다"며 "국방부는 '종북세력 실체 인식 집중 정신교육계획'이란 황당한 계획을 세우고 이수자의 성적을 승진시험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지적했다.
언론계를 향해 "유신독재나 가능했던 권언유착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며 "민주당은 정권교체를 위해 새누리당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 정권에 장악된 국가기관과 수구언론에 싸워야 할 형편"이라고 꼬집었다.
폭력사태를 빚은 대선 후보 경선과 관련해 "즐겁게 참여한 분도 계시지만 걱정도 많이 끼쳐드렸다"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