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성범죄 예방 교육의 중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아동에 집중돼 있는 성범죄 예방교육을 아동과 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한 통합 예방교육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11년 8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1년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분석'을 보면 성범죄 피해 아동·청소년의 47.5%가 13세 미만의 아동이었다. 이 중에서도 초등학교 학령기에 해당되는 7~12세까지의 비율이 41.8%에 달했다. 초등학교 입학 시기인 만 7세 전후로 범죄 발생 횟수가 급증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초등학생 중 방과 후에 방치되는 '나홀로 아동'이 전체 초등학생 328만명 중 97만명에 이르고 있다.
예방 교육도 지금의 이론중심이 아닌 상황극을 통해 직접 경험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200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굿네이버스의 '아동 성학대 예방 인형극'이 좋은 예이다. 굿네이버스는 전국 지부를 통해 지역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유괴와 성범죄 예방을 위한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고 함께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아동들이 위험상황에서 '싫어요, 안돼요!'를 외치고,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No - Run - Tell'의 3단계 예방법을 학습하고 구체적 상황극을 통해 연습한다.
예방교육과 함께 심리 치료도 중요한 부분이다. 굿네이버스는 지난 2010년 아주대학교병원과 함께 학대나 성범죄, 재난 등 아동기의 부정적인 경험으로 심리적 외상을 경험한 아동과 가족의 정신과 심리적 회복, 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경기도 수원에 '아주좋은이웃 심리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아주좋은이웃 심리치유센터 최지순 센터장은 "나주 피해아동의 경우, 성학대 피해 뿐 아니라 살해를 목적으로 한 신체적 위협도 있었던 만큼 심리적 외상의 정도는 예측조차 어렵다"며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전미선 사회개발사업부장은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최근 성범죄자에 대한 물리적 거세 방안까지 나오는 등 강력한 처벌 여론이 강해지고 있다"면서 "강력한 제재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예방교육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만들 것인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부장은 "성범죄는 특정 가정의 한 아이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 문제"라며 "따라서 성범죄 예방교육은 아이와 부모, 지역사회 등이 참여하는 통합 교육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