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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앓] 최인혁 쌤은 쭈그려 앉아 커피만 마셔도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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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앓] 최인혁 쌤은 쭈그려 앉아 커피만 마셔도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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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_QMARK#> MBC <골든타임>에서 다른 의사들이 번지르르한 양복을 차려입고 회진 돌 때 최인혁(이성민) 쌤은 만날 검은색 라운드 티셔츠에 피 묻은 수술복을 입고 응급실을 정신없이 뛰어다니십니다. 툭하면 ‘글라스’에 소주를 따라 ‘원샷’ 하고 길바닥에 쭈그려 앉아 자판기 커피나 마시는 게 일상인 멋없는 남자입니다. 백 번 양보해서 최인혁 쌤이 의사로서 멋있어 보일 수 있다 쳐요. 더 심각한 문제는, 고생길이 빤히 보이는데도 최인혁 쌤의 코디네이터가 되고 싶다는 겁니다. 저는 최인혁 쌤의 무엇이 가장 좋은 걸까요? (캐나다에서 신 모양)

[Dr.앓] 최인혁 쌤은 쭈그려 앉아 커피만 마셔도 멋져요


진짜 어른이니까요. 남한테 민폐를 끼치기는커녕 살신성인의 자세로 모든 상처와 책임을 떠안는 보기 드문 어른이니까요. 수술장에서 메스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는 독선적인 태도 대신 “인턴 나부랭이”라도 능력이 있으면 얼마든지 메스를 건네는 합리적인 선배니까요. 이민우(이선균) 인턴에게 환자 수술부위 촬영을 부탁할 때 자신의 어깨를 내주는 듬직한 선배니까요. 앞에서 인턴들 눈물 쏙 빠지게 혼낼 땐 언제고 뒤에선 신은아(송선미) 선생에게 “잘 좀 살펴봐 줘요”라며 내심 인턴들을 걱정하는 따뜻한 멘토니까요. 드라마와 현실을 막론하고 이런 어른, 이런 선배를 본 적 있으신가요? 10중 추돌사고 환자들이 정신없이 들이닥치는 상황에서 침착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던 최인혁 교수의 목소리가 묘하게 섹시하게 느껴졌다면, 그건 난생 처음 어른다운 어른을 봤기 때문일 거예요. 양복보다 트레이닝복을 더 자주 입고 스테이크보다 컵라면이 더 잘 어울리고 왁스 대신 땀으로 범벅된 머리로 응급실을 드나들면 어때요? 그게 최인혁 교수를 어른답게 만들어주는 필수조건들이잖아요.

[Dr.앓] 최인혁 쌤은 쭈그려 앉아 커피만 마셔도 멋져요


그런데 최인혁 교수가 멋있는 어른이라서 존경하는 수준을 넘어 굳이 코디네이터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이상하다고 하셨죠? 환자분이 이상한 게 아니라 최인혁 교수가 이상한 겁니다. 의사면 의사답게 수술만 잘하면 될 것이지, 누가 처량하면서도 멋있는 남자처럼 보이라고 했나요? 누구보다 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신 선생을 떠나보내기 싫은데 차마 대놓고 붙잡지 못하니까 괜한 트집을 잡질 않나, 그래놓고 “짜증내서 미안하다고요”라며 사과를 하질 않나, 약혼자 앞에서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와인을 벌컥 벌컥 마셔댑니다.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신경쓰지 말고 데이트에 집중하세요”라는데 환자분 같으면 그게 가능하겠어요? 병원에서는 한없이 든든한 의사였던 사람이 병원 밖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남자가 되니 어떻게 신경이 안 쓰이겠어요? 신 선생 앞에만 서면 괜히 어깨도 축 처지고 모진 방법으로 질투하는 최인혁 교수를 볼 때마다 ‘이 사람도 남자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최인혁 쌤,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세요. 신 선생님을 붙잡고 싶으면 붙잡고, 새로 온 코디네이터가 마음에 안 들면 미련없이 떠나보내세요. 그 자리, 제가 들어가겠습니다. 상시 야근 가능, 1종 보통 운전면허 소지, 이직 및 이민 계획 전무, 병원 앞에서 기다릴 약혼자도 없습니다.
<#10_LINE#>
앓포인트: 이성민의 [저는 러블리한 편입니다]
MBC <파스타>의 설 사장: 무고한 서유경(공효진)에게 뇌물죄 뒤집어씌운 것, 인정합니다. 그래서 ‘설막내’로 돌아왔습니다. 직원들 눈치 보느라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두 눈, 가지런히 모은 겸손한 두 손,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갈하게 차려입은 유니폼 모두 보이시죠? 앞으로 제가 더 잘할게요. 혼자 밥 먹는 거 죽기보다 더 싫단 말이에요.


KBS <브레인>의 고블리: 저에게 충성하는 이강훈(신하균) 선생을 조교수로 추천하지 않은 것,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단둘이 ‘찐하게’ 술 한 잔 하자고 먼저 손을 내밀었잖아요. “풀자아아아”고 애교까지 부리고 “흐흐흐흐흐”라며 사람 좋은 웃음도 지어보였지만 소용없더군요. 화를 내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울고 싶었지만 그것도 참았습니다. 대신, 난 슬플 땐 뷰러로 속눈썹을 집어 올려.


MBC <더킹 투하츠>의 재강 전하: 이승기(재하 역)와 하지원(항아 역)의 연기라는 것,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냉장고 앞에서 키스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는 신이라는 것도 이미 대본에 나와 있고요. 그래도 막상 보면 쑥스러운 걸 어떡합니까? 저도 모르게 두 손으로 앙증맞게 눈을 가려버리는 리액션이 나와 버린 걸 어떡하냐고요. 감독님 미워요!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10 아시아 편집. 김희주 기자 fifte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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