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3세 스타일'
鄭 이마트 채소 진열 바꾼 사진 SNS에 올려
趙 봉사카페 수익금으로 아프리카 돕기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이윤재 기자] 재벌가 3세들의 '섬세(纖細)' 리더십이 화제다. 채소 매대를 일일이 찾아 파프리카의 진열방향까지 설정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사내 봉사동아리 행사까지 챙겨가며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넓혀가는 조현민 대한항공 상무가 주인공이다. 아주 작은 행동이지만 파급 효과는 거대하다. 직원들의 주인 의식 고취와 '3세 스타일~' 파악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같은 시너지 효과는 고객 서비스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정용진 "채소 매대도 이렇게 탐스러울 수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색적인 채소 매대를 소개했다. 정 부회장이 올린 채소 매대 사진에는 사각 진열대에 가득 채워진 채소가 반듯하게 잘 정리돼 있었다. 채소가 널부러져 있는 기존 마트 매대와는 다른 모습이다.
이 사진은 최근 경기도 화성에 개장한 이마트 화성봉담점의 채소 코너를 찍은 것이다. 정 부회장은 새로운 채소 진열 방식을 살펴보고 흡족한 마음에 페북에 사진까지 남겼다.
양배추, 배추, 고추 등과 쌈채소들은 별도 포장을 하지 않은 채 매대에 가득 채워져 있다. 특히 파프리카는 색깔별로 구분해 한 방향으로 똑같이 쌓아두고 있다.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깨끗하고 탐스럽기까지 하다.
일반적으로 유통업계에서는 별도의 포장을 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만큼 담아서 사갈 수 있도록 하는 진열방식을 벌크(bulk) 진열이라고 한다. 감자나 고구마, 귤 등 단가가 비교적 저렴하고, 사람의 손이 자주 닿아도 상하지 않는 상품을 중심으로 벌크진열 방식을 이용한다.
이마트 화성봉담점은 벌크 진열 중에서도 '볼륨(Volume)진열'이라는 방식을 이용했다. 상품을 매대에 꽉 차게 쌓아 탐스럽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정 부회장이 이마트 지방점포, 그것도 채소매장에까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직원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정 부회장의 섬세리더십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봉담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매장이 예쁘다', '정용진 표 매장이냐'며 관심을 많이 보인다"며 "그룹 부회장이 직접 관심을 가진 코너인만큼 직원들의 사명감도 커 고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조현민 "커피 한잔 드시고 아프리카 어린이 도우세요"= 섬세한 손길은 한진그룹 3세인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의 사내 봉사동아리 행사를 직접 챙겨가며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넓히고 있다.
지난 1일 강남 인근 후원카페인 '유익한 공간'에서는 '대한항공과 진에어가 함께 하는 사랑나눔 일일카페' 행사가 열렸다. 조 상무는 이날 아프리카 어린이를 살리기 위한 전도사로 변신했다. 그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드세요. 그러면 아프리카 어린이 한 달치 식사가 해결됩니다"며 방문객들을 안내했다.
이 일일카페는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 사내 봉사 동아리 '나는 나비'가 2010년 12월부터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시작한 행사다. 이후 대한항공으로 옮겨져 이날 10회를 맞았다.
조 상무는 진에어의 사내 동아리 행사를 대한항공 전체의 봉사 행사로 키워냈다. 그는 작은 행동 하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일일카페를 계속 진두지휘했다. 대한항공은 조 상무와 함께 격월제로 매회 다른 주제로 식사와 음료 판매 및 행사 이벤트를 실시하며 일일카페를 열고 있다.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 등은 국제아동돕기연합(UHIC)에 전달된다.
특히 이날은 10회를 맞아 대한항공과 진에어 모두 행사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대한항공과 진에어 직원들은 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 조 상무는 이날 아프리카 어린이들에 새로운 희망의 전도사인 국제아동돕기연합(UHIC)의 탄자니아 아동보건센터 방문을 위한 케냐행 항공권 10매를 제공했다.
이날 봉사에 참가한 진에어 관계자는 "회사의 중역이자 오너의 딸이 아주 작은 사내 동아리 행사를 이처럼 회사 전체의 행사로 키워낸다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라며 "대한항공과 진에어 직원들도 하나로 뭉칠 수 있었던 귀중한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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