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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MB, 더이상 '최초'에 집착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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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초'.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에 단골로 따라 붙는 수식어다.


이 대통령은 30일 용산 방위사업청을 찾아 민-군 방위산업 R&D 협력 강화 방안을 토론했다. 2006년 이래 개청 이후 첫 대통령 방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 28일 태풍 볼라벤의 상륙때 51년 전 윤보선 대통령 이후 최초로 기상청을 방문했다. 지난 23일엔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한국제약협회를 방문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뭐니 뭐니해도 지난 10일 독도 방문이었다. 역대 대통령 중 사상 처음으로 방문한데다 이후 8.15 경축사 등에서 일본 관련 발언을 쏟아내는 바람에 한일 외교 갈등의 중심에 섰다.


현직 대통령이 현장을 뛰어 다니는 것을 가지고 뭐라 그럴 사람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 대통령의 최근 행보가 마치 '최초'라는 수식어에 집착한 나머지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는 듯 하다는 것이다.

28일 기상청 깜짝 방문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대통령은 51년 만에 기상청을 방문했다는 '타이틀'을 따냈다. 그러나 기상청 직원들과 현장 관계자들은 태풍이 한창 한반도를 강습해 정확한 기상 상태와 향후 경로ㆍ진행 상황을 파악해 국민들에게 알려할 시간에 대통령 영접에 더 신경을 써야 했다. 이 대통령과의 짧은 화상 통화ㆍ브리핑을 위해 몇시간씩 준비하고 대기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기상청가 발표한 태풍 경로에 문제가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누가 맞는지 여부를 떠나 이 대통령의 방문에 눈총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일 수 있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들이 태풍이 통과할 때 기상청을 안 간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정확한 기상 정보 제공을 위해 집중해야 할 시간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었다.


이해 관계에 민감한 특정 단체ㆍ기관 등을 찾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대통령의 방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해 관계가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독도 전격 방문도 비록 국민들이 좋아한다지만 외교적으로는 손해를 많이 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더이상 '최초'라는 타이틀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대통령은 적절한 시점에 가야 할 곳에 가고 있을 곳에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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