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공천희망자에 수십억원을 수수한 혐의에 대한 검찰의 양경숙씨 수사에 대해 민주통합당과 박지원 원내대표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새누리당 공천장사 축소 은폐용 수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면서 "이번 일은 3억원을 주고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된 새누리당 현영희 사건을 덮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경숙 사건은 비례대표 서류심사도 통과하지 못하고 떨어진 사람들의 일인데 만약 공천헌금이라면 그렇게 많은 돈을 내고도 서류심사 조차 통과하지 못한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변인은 "이는 대선정국을 앞두고 민주통합당과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명백한 표적 탄압수사임이 분명하다"며 "검찰은 즉각 의도가 있는 민주통합당과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편파수사를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양경숙씨의 32억 계좌에서 6000만원을 송금한 기록이나 문자 3000개 등은 검찰이 언론에 흘려주지 않았다면 보도가 불가능한 일로 보고 있다. 우 원내대변인은 "피의사실공표죄와 공무상 기밀누설죄에 해당하며 검찰은 수사내용 유출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박지원 원내대표는 자신이 공천희망자였던 이양호씨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은 사실무근이며 명의가 도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2012년 2월 9일 오후 2시 36분경 이양호씨에게 보냈다고 알려진 문자메시지는 "이양호 장로만 믿겠다, 박지원이 밀겠다. 12번 14번 확정하겠다"는 등의 내용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 문자메시지를 이씨의 요청으로 8월 14일 만난 자리에서 이씨가 보여줘서 알게 됐다고 한다. 박 원내대표는 "이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각인 2012년 2월 9일 14시 36분에는 오후 14시에 광주에서 김포로 가는 아시아나 항공기를 탑승 중에 있었다"며 항공편 탑승기록까지 공개하고 "당일 14시부터 15시는 비행기안에 있는 시간으로 일체 통화나 문자메시지 송수신이 불가하다"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한 양경숙씨와 3000번의 문자에 대해서는 "문자를 많이 주고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3000번'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는 모든 문자에 대해 회신을 하는 습성을 가진 분"이라며 "문자로 대화를 하다 보면 한번 대화에 여러 문자를 받고 그래서 많다는 해명을 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양경숙 씨로부터 합법적 후원금 외에 불법자금을 받은 사실이 전혀없으며 비례대표 공천자금 문제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비례대표 공천심사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가 3월15일 양씨와 비례대표 신청자 3명을 만나 저녁식사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천과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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