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삼성과 애플간의 특허 분쟁에 대한 배심원 평결의 영향이 삼성전자를 넘어 전체 IT생태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27일 전세계 증시에서 이번 평결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의 주가가 엇갈렸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7.5%나 내린 것이 시발이었다. 이어 열린 미국과 유럽증시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삼성과 한배를 탄 구글은 1.39% 하락했다. 승자 애플은 1.88% 오르면서 675.68달러로 마감해 또다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제 700달러 선도 내다볼 만큼 바짝 다가섰다.
이번 소송사태의 반사익이 예상된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도 각각 0.43%와 7.7%나 상승했다.
미국의 주요 애널리스들은 애플이 승리를 했지만 삼성 등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를 완전히 꺽을 수는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애플 전무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파이프 재프리의 진 문스터는 "시장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애플이 추진하고 있는 삼성 제품의 판매금지도 갤럭시S3 등 최신기종이 포함되지 않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빌 쇼프도 "삼성제품에 대한 판매금지가 이뤄져도 미국시장에 미칠 영향이 5% 정도에 그칠 것이어서 단기적으로 애플(의 실적)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애플의 경쟁사들이 제품을 선보이는 시간이 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했다. 모건스탠리의 캐티 허버티는 "이번 평결로 애플 경쟁사들의 제품 사이클이 길어지고 애플 제품과 다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캐나코드 제누이티의 마이클 워클리는 "그동안 업계를 주도해온 애플의 소프트웨어 애코시스템과 하드웨어는 앞으로 몇 년간 주요 제품에 대한 강력한 경쟁력을 보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릴린치의 스콧 크레이그 역시 장기적으로 안드로이드 OS와 하드웨어 디자인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며 구글이 안드로이드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도 부정적이지 않다. 노무라증권은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번 소송은 돈보다는 자존심 문제"라면서 "언뜻 보면 삼성에 타격이 있어 보이지만 실제 벌금은 최악의 시나리오일 때와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도 이번 소송을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평결에도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고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도 매수 근거로 제시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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