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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팔정이 비아그라를 정말 이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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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기자의 WeekAnswer]


Week : 지난 며칠간 비아그라와 팔팔정의 대결이 화제를 모았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팔팔정은 비아그라를 누르고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사실이라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99년 출시된 비아그라는 13년간 단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 없는 시장지배적 브랜드다. 반면 팔팔정은 출시된 지 3달 된 풋내기에 불과하다. 정말 팔팔정은 비아그라를 이겼을까?

Answer : 뉴스는 한 증권사 보고서에서 비롯됐다. IMS라는 시장조사기관의 자료를 근거로 한 이 보고서를 보면, 한미약품의 비아그라 복제약 '팔팔정'은 2분기 1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리지널 비아그라는 74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 20억원 감소한 수치다. 5월 복제약 출시로 비아그라가 타격을 받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줄어든 비아그라의 매출은 20억원에 불과한데 팔팔정이 무려 177억원 어치나 팔렸다는 점은 좀 이상하다. 저렴한 복제약이 나오길 기다렸다가 병원으로 달려간 사람들이 이렇게 많던 것일까. 이를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한미약품의 '작전'을 운운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제약회사는 신제품이 나오면 전국의 도매상과 약국에 기본적으로 물건을 '깔아야' 한다. 기본 물량을 시장에 푸는 작업이다. 때문에 팔팔정 매출 177억원은 이런 식으로 '깔린' 것이지 '팔린' 물량이 아니다.


그렇다면 실제 처방된(팔린) 양은 얼마나 될까. 이는 IMS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모른다. 팔팔정은 비급여의약품이라 매출을 공식적으로 집계할 방법이 없다. 당사자인 한미약품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영업부서 내부 집계로 대강의 규모는 짐작할 수 있다.

팔팔정이 비아그라를 정말 이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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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힌트가 있는데, 한미약품은 팔팔정의 올 1년 매출액을 100억원 가량으로 잡고 있다. 5월에 출시됐으니 8개월치다. 단순 계산하면 2달에 25억원 정도다. 후반부로 갈수록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25억원도 높게 잡은 수치다. 이렇게 보면 올 2분기 팔팔정의 실제 판매액은 많아야 25억원 즉 비아그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물론 25억원도 적은 게 아니다. 비아그라를 이기진 못했지만 다른 복제약에 비하면 매우 좋은 성적이다. 앞으로 비아그라와 팔팔정이 시장을 양분할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 지배적이다.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자타공인 '저렴한 가격'이다. 비아그라는 1알에 1만원이 훌쩍 넘는데 팔팔정은 5000원 선이다. 작은 용량은 2500원 짜리도 있다. 장기적인 치료 목적보다는 한 번쯤 호기심에 혹은 필요할 때 한두 번 식으로 약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비용 부담을 확 낮춘 전략은 제대로 적중한 셈이다.


노이즈 마케팅 때문이라며 다소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발기부전치료제는 의사가 주는 대로 받아먹는 종류의 약이 아니다. 환자가 약 선택에 깊이 관여하는 독특한 시장이다.


팔팔정만큼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많이 끈 약도 없다. 비아그라 복제약이 나왔다는 소식 하나로 큰 관심을 모았고, 고만고만한 복제약이 쏟아지는 가운데 "가장 싼 복제약은 팔팔정'이란 추가 기사가 줄을 이었다.


백미는 약사법 위반이다. 한미약품은 1알에 2500원이라는 가격을 공개하는 약사법 위반 행위로 1개월 판매정지를 받았다. 안 그래도 비아그라 관련 뉴스에 목말라 있던 언론은 이 '따끈한' 뉴스를 놓치지 않았다. 이는 팔팔정이란 제품명을 세간에 확실히 알리는 또 다른 기회가 됐다. 최근의 '비아그라를 이겼다'는 뉴스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련의 사건들을 한미약품이 마케팅 차원에서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그저 운이 좋았던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건 발기부전치료제는 적당히 '시끄러워줘야' 잘 팔린다는 업계 상식이 또 한 번 증명됐다는 점이다. 경쟁사들의 다음 행보가 뻔해 보인다.




신범수 기자 answ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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