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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제에 빠져드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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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에너지드링크로 힘내고...성인들은 발기부전 치료제로 힘 살리고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이광호 기자]#김진규(18ㆍ남)와 박석현(18ㆍ남)군은 코앞으로 다가온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밤샘 공부가 일상이 됐다. 이들 같은 수험생들에게 요즘 가장 뜨는 음료는 '에너지드링크'다. 김군은 "밤늦게까지 공부하려면 에너지드링크를 마시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박군 역시 "시험 기간에는 하루 한 캔은 기본이고, 다른 친구들도 대부분 에너지드링크를 마신다"고 전했다. 에너지드링크를 마시면 잠이 안오고 집중력을 강화시켜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홍성준(55ㆍ남)씨는 2알이 함께 포장된 발기부전치료제를 항상 지갑에 넣고 다닌다. 홍씨는 "약을 먹으면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에 '중요한' 날 먹으려고 가지고 다닌다"며 "친구나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각성제'에 빠져들고 있다. 청소년에서부터 성인까지 너 나 할거 없이 피로회복제와 발기부전치료제에 흥분하는 모습이다. 유명 포털사이트나 까페에도 에너지드링크의 상용법이나 발기부전치료제의 효과들이 줄줄이 올라와있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잘 사용하면 약이 되지만 자칫 하면 독이 될 수 있어 무분별한 복용에 주의가 요구된다.


각성제에 빠져드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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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드링크가 필수품(?)=에너지드링크에는 카페인이 많이 포함돼 잠이 드는 것을 방지하는 이른바 '각성효과'가 크다. 이에 따라 중ㆍ고등학생과 대학생은 물론 운동선수들 사이에서도 인기 제품이다. 지난해만 300% 이상 시장이 커졌다.

특히 중ㆍ고등학교와 대학가 주변 편의점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가 되면 에너지 드링크의 매출이 10배 이상 늘어난 곳이 비일비재할 정도. 일부 편의점에서는 품귀현상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신드롬 같은 인기에 편의점 베스트셀링 제품이었던 커피의 아성은 깨진지 오래다.


최근에는 박카스의 매출마저 넘어서며 상승일로다. 에너지음료 1위인 롯데칠성음료의 '핫식스'는 전세계 1위 레드불을 제치고 매월 3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연말에는 3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핫식스가 인기를 끌면서 올 상반기에만 에너지드링크가 10여개나 출시됐다.


문제는 고 카페인 드링크를 많이 마실 경우 학생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 최근 출시되는 에너지드링크의 경우 카페인 함량이 250㎖ 짜리 1병당 70㎎ 이상이 함유돼 있다. 통상 체중 50㎏ 청소년의 카페인 일일 섭취권장량이 125㎎인 것을 감안하면 하루에 250㎖ 짜리 에너지드링크를 두 캔만 마셔도 섭취권장량을 넘게 되는 셈이다. 즉 적정량의 카페인 섭취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지만 필요 이상의 많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카페인은 철분과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고 성장호르몬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성장기 청소년들에게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청소년들 스스로의 주의도 중요하지만 에너지드링크 판매에 대한 사회적인 규제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현재 카페인 1ml당 0.15mg 이상 함유된 액상음료에는 '고카페인 함유'표시를 해야 하며 어린이나 임산부 등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의 경우 섭취를 자제토록 하는 주의 문구를 자율적으로 제품에 표시토록 권장하고 있다"며 "2013년 1월1일부터는 고카페인 함유 음료에는 총 카페인 함량 및 주의문구
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변경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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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수요 증가=비아그라ㆍ시알리스ㆍ자이데나ㆍ엠빅스ㆍ제피드ㆍ레비트라ㆍ야일라….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발기부전치료제가 판매되는 나라다. 최근에는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되며 헤라그라ㆍ누리그라ㆍ팔팔 등 복제약 수십가지가 더해졌다.


경쟁이 치열하니 판촉활동도 활발하고 시장은 커지며 수요층은 넓어졌다. 과거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약'이란 심리적 거리감과 '부작용으로 고생한 사람이 많다더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2006년 자이데나 출시를 기점으로 제약사들이 유사한 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상황이 바뀌었다. '병을 치료한다'는 개념보다는 삶의 질을 올려주는 '해피드럭(happy drug)'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것이다.


'꼭 환자가 아니어도 한 번쯤 먹어보면 좋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 시장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2008년 700억원 수준이던 경구용(먹는) 발기부전치료제 시장규모는 2010년 1000억원을 넘어 지난해 11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비아그라 복제약까지 더해져 15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약 좋아하는 한국인'이란 자기비판도 있지만, 마냥 나쁘게만 볼 문제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사 처방을 통해 정상적으로 구입해 복용한다면 효과가 불분명한 민간요법이나 짝퉁 제품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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