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사업시행자가 내놓은 보상대책은 규모로만 1조원이 넘는다. 주민 재정착률 100% 달성을 위한 것으로 분양가 특별할인과 미동의자에게도 기존 동의자와 동일한 민간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23일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가 내놓은 이번 혜택안는 주택 소유자의 경우 감정평가를 통해 산정하는 사유지 보상비와 주거이전비, 이사비 등의 법적 보상금 외에 ▲이주자용 아파트 분양가 특별할인 ▲전세금·중도금 대출에 따른 금융비용 지원 ▲이주지원금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번 보상대책안 발표에 업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감정평가를 시행하기 전에는 보상단가를 제시할 수 없다는 드림허브와 저가보상 후 고가분양을 의심하며 보상계획 선 공개를 요구해 온 통합개발 반대파 주민들의 갈등이 이번 기회로 다소 해결돼서다.
드림허브 관계자는 “세밀하고 다양한 맞춤식 이주 및 생활안정 지원책을 제공하기 위해 법정보상과는 별도로 1조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라며 “부동산 경기침체, 금융시장 경색 등 최악의 경제상황에도 불구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의 통합개발을 성사시키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고 털어놨다.
◇주택소유자, 미동의자도 지원= 현재 주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신규주택의 분양가 특별할인이다. 우선 드림허브는 서부이촌동 주택소유자 약 2200가구에게 기존 소유 주택면적까지는 평균 보상단가(대림·성원아파트 기준)로 새 아파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초과 면적의 경우 일반분양가를 적용한다. 이 경우 이주대책기준일인 2007년 8월30일 이전부터 주택을 소유하고 거주해 온 대림 ·성원아파트 주민들은 추가 부담없이 동일평형의 새 아파트로 입주할 수 있다. 이외 주민들 역시 적은 부담으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어 모든 서부이촌동 주택소유자가 분양가를 대폭 할인을 받게 되는 셈이다.
통합개발에 반대해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주택소유자에게도 혜택이 주어진다. 향후 협의 보상에 응하고 자진이주할 경우, 기존 동의자에 버금가는 민간혜택을 추가 제공한다. 당초에는 개발구역지정의 법적요건인 전체 동의대상자 중 선착순 50%에게만 민간혜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원만한 사업진행을 위해 주민 요구를 수용, 대상자를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이주지원금의 경우 기존 동의자 955가구에게는 3500만원, 동의서 미제출자에게는 3000만원을 지급한다. 이와함께 소유하고 있는 주택면적을 기준으로 입주시까지의 전세금(최대 3억원)에 대한 이자와 계약금 10%를 제외한 중도금 전액에 대한 금융비용도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가 부담한다.
특별공급 대상자의 범위도 확대됐다. 이주대책기준일 이전부터 주택을 소유했지만 계속 거주하지 않은 소유자에게는 전용면적 최대 85㎡~최소 60㎡을, 기준일 이후 주택취득자에 대해서도 특별공급대상자에 포함시켜 최소 평형(50㎡)의 분양주택 입주권을 특별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주거세입자, 주거이전비·이주정착금 지원= 현재 서부이촌동에서 전·월세로 거주하고 있는 주거세입자에 대한 지원책도 눈에 띈다. 기준일 3개월 이전인 2007년 5월30일부터 보상계획 공고일까지 구역내 주택에 거주하다 자진이주한 대상자에게는 4개월분의 법정 주거이전비를 지급하고 50㎡이하의 임대주택 입주권을 제공하거나 타지역 이주를 희망할 경우 별도의 특별이주정착금(평균 2000만원)을 지원한다.
◇상가영업자= 이주대책기준일 이전부터 협의계약체결일까지 서부이촌동에서 영업해온 상가영업자에게는 법정 영업손실보상금 외에 용산국제업무지구내 상가 입주권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입주권을 포기할 경우에는 별도의 상가영업 보조금 지원이 이뤄진다. 동시에 생활대책의 일환으로 사업기간내 대체영업시설 임대료로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하고 생계에 곤란을 겪고 있는 상가영업자에게는 긴급 생계지원자금을 조성해 무이자 대출을 시행하기로 했다.
사업지내 5개의 자가 종교시설은 법정보상 외에 보상가의 10% 범위내에서 구역 외 신축 또는 구입비용의 일부를 보전받는다. 유치원시설(3개소) 및 임차종교시설(3개소) 운영자에게도 임대료가 지원된다. 생활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이주대책 및 생활대책대상자 중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공사현장에 우선 채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보상 재원 마련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111층짜리 랜드마크 빌딩 ‘트리플원’과 2013년 분양 예정인 ‘부띠크 오피스텔(77층·88층 2개동)’ 그리고 ‘펜토미니엄 주상복합아파트(59층 2개동)’ 등 3개 빌딩의 분양매출채권을 유동화해 최대 5조6000억원을 금융권에서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박해춘 용산역세권개발 회장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5년간 드림허브를 믿고 기다려주신 서부이촌동 주민께 보답하기 위해 모든 주민이 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맞춤식 이주 및 생활안정 지원책을 마련했다”며 “기존의 한강조망 세대보다 더 많은 대부분의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한강 조망권을 누릴 수 있도록 최상의 위치에 이주자용 아파트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드림허브는 오는 30일부터 주민설명회와 개별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물건조사, 보상계획 공고, 감정평가, 협의보상 착수 및 주민이주 개시, 수용재결 및 공탁의 순으로 보상절차를 진행할 계획으로 개발계획변경 승인, 실시계획인가, 건축허가 등 인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보상금 지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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