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에 외교편지 보낸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일본 정부가 21일 각료회의를 열고 독도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논의했다. 일본은 첫 조치로 독도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공동제소하자는 내용의 구상서(외교서한)를 이날 우리 정부에 보낼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노다 요시히코 총리 주재로 독도 관련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추가대책을 논의했다. 노다 총리는 회의에서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한국이 생각을 깊이 해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전했다.
독도문제를 ICJ를 통해 해결하자는 건 일본 정부가 그간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던 내용이다. 우리 정부는 '독도는 한국의 고유영토로 실효지배하고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일단 이 제안에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유지키로 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의 '무대응' 전략을 알면서도 ICJ제소 카드를 고수한 건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문제를 외면한다'는 인상을 퍼뜨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자는 "독도문제와 관련해선 단호히 대응하되 감정적이고 과도한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이 외교채널을 통해 구상서를 전달해 오면 그 내용을 보고 대응수위를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에 앞서 전체 부처가 한국 관련 정책과 교류사업을 점검해 보고토록 했다. 대통령의 독도방문 후 일왕사과 발언이 이어지면서 정무적인 분야를 넘어 경제ㆍ금융분야까지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지진 않았으나 언제든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모든 카드를 꺼내드는 모양새다.
일본 정부는 정상간 셔틀외교나 고위관료회담을 무기한 연기하는 방안과 함께 오는 10월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한국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 지지를 철회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여기에 양국간 통화스와프 규모를 축소하거나 한국 국채매입을 철회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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